#69비트코인 하락의 ‘본질’은 무엇인가: 구조적 하락, 일시적 조정, 그리고 ‘66만개’의 함정

현물 ETF 승인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 결정 구조가 바뀌었다. 구조적 하락인지 일시적 조정인지를 가르는 기준, 그리고 '66만 개'라는 숫자가 시장에 미치는 실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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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이후 비트코인의 정체성은 바뀌었다

2017년에도 비트코인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고, 2021년에도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다만 그때의 광기는 “밖에서” 들어왔다. 개인이 거래소 앱을 열고, 레버리지를 켜고, 그날의 기분으로 버튼을 눌렀다. 기분이 시장을 흔들었다.

이제는 반대다. 비트코인은 “안으로” 들어왔다. 핵심 전환점은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P(통상 ‘현물 ETF’로 불리지만 구조적으로는 ETP인 상품)가 승인되면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2024년 1월 현물 비트코인 상품의 상장·거래를 승인했고, 당시 위원장이던 개리 겐슬러도 승인 사실과 함께 위험을 강조하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 사건의 의미는 “기관도 드디어 비트코인을 산다” 같은 감성 문구가 아니다. 더 큰 의미는, 비트코인이 **월가의 배관(플러밍) 안으로 들어가 ‘상품화’**됐다는 데 있다. 브로커 계좌에서 사고팔 수 있고, 보고서·리스크관리·규정·헤지·세무·감사 같은 제도권의 언어로 다뤄진다. 그러는 순간 비트코인은 더 ‘어른’이 되지만, 동시에 더 ‘시스템성’이 강해진다. 한마디로, 반항아가 아니라 정규직이 된다.

정규직이 되면 월급이 들어오지만, 회식도 따라온다. 비트코인에게 그 회식은 ‘파생상품’이다. 승인 이후 현물 ETF가 커지고, CME Group 같은 규제된 파생시장이 더 커지면서, 현물과 선물을 묶어 굴리는 전략이 훨씬 쉬워졌다.

이 변화는 2025년 랠리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비트코인이 2025년 10월 $125,000를 넘는 신고가를 찍었을 때(Reuters 보도 기준), 그 배경에는 친(親)크립토 정책 기대와 기관 수요, 그리고 ETF 자금 유입이 있었다.
여기까지 보면 “기관이 사니까 비트코인은 금처럼 간다”라는 서사가 그럴듯해진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이 함정의 입구다. 기관이 들어오면, 기관의 방식으로 시장이 움직인다.

하락은 ‘이야기’가 아니라 ‘기계’처럼 시작한다

2025년 10월 이후 시장은 한 번 크게 흔들렸다. 2025년 10월에는 급락과 대규모 청산이 있었고, 비트코인이 고점에서 밀리는 과정에서 레버리지 포지션이 대거 정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급락이 남기는 후유증은 오래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 번 레버리지 거품이 꺼지면 시장은 “다음 거품”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2025년 11월에는 현물 ETF에서도 의미 있는 자금 이탈이 관측됐다. 예컨대 BlackRock의 대표 현물 비트코인 상품에서 단일일 기준 기록적 유출이 있었다는 Reuters 보도가 나온다.
2026년 2월 급락 국면을 다룬 Reuters 기사에서는 2025년 11~1월에 걸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월간 순유출(혹은 대규모 유출) 흐름이 하락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까지 등장한다.

여기서 핵심은 “ETF에서 돈이 빠졌다”가 아니다. 더 중요한 건 수요의 질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예전의 상승장은 ‘방향성 수요’(오를 것 같아서 산다)가 만들었다. 반면 ETF 시대에는 ‘방향성 수요’도 있지만, 동시에 ‘구조적 수요’(차익거래·헤지·포트폴리오 관리)가 커진다. 구조적 수요는 가격을 끌어올리는 힘이 생각보다 약할 수 있다.

2026년 초의 하락 촉발은 겉으로는 정치·인사·거시 뉴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계적인 리스크 회피가 도화선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케빈 워시를 차기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지명(또는 지명 추진)하자, 시장은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쪽으로 해석했다. Reuters는 비트코인 급락 국면에서 워시 지명 이슈가 위험자산 심리에 영향을 줬다고 반복적으로 짚는다.

워시가 실제로 큰 폭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밀어붙일 수 있느냐와 별개로, 가격은 ‘가능성’만으로도 움직인다. Reuters는 워시가 대차대조표 축소를 선호하는 성향이 있고, 다만 현재의 통화정책 운영 체계상 “줄이기 어렵다”는 전문가 견해를 함께 전한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거시 뉴스가 시장에 들어오는 경로는 “정책이 이렇게 된다”가 아니라 “리스크관리팀이 이렇게 움직인다”이다.

그 다음부터는 교과서처럼 전개된다. 가격이 빠지면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고, 청산은 추가 하락을 만들고, 추가 하락은 더 많은 청산을 부른다. Reuters는 2026년 2월 초 변동성 구간에서 비트코인 청산 규모(수십억 달러 단위)를 언급하며, 위험회피 심리에 대한 민감도를 강조한다.
또 다른 Reuters 기사에서는 현물 유동성(1% 마켓 뎁스)이 2025년 대비 줄어들며 “작은 주문도 더 큰 가격 변화를 만든다”는 식의 유동성 악화를 지적한다.

이쯤 되면 “구조적 하락이냐, 일시적 조정이냐”라는 질문이 조금 바뀐다. 하락의 촉발은 거시 뉴스일 수 있지만, 하락의 진행은 시장 구조(유동성·파생·헤지) 그 자체가 담당한다. 즉,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원인 → 구조 → 가속”의 연쇄다.

월가의 비트코인 장사는 ‘현물 매수 + 선물 매도’로 돌아간다

사람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지점이 여기다. “기관이 현물을 산다”는 말은 듣기 좋다. 그런데 기관의 세계에서 ‘산다’는 말은 절반짜리 문장인 경우가 많다. 나머지 절반은 “동시에 판다(헤지한다)”이다.

대표적인 구조가 베이시스 트레이드(현물-선물 차익거래)다. CF Benchmarks와 함께 발행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CME의 설명은 매우 직관적이다.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콘탱고) 상황에서, 트레이더는 현물(혹은 현물 ETF)을 사고 선물을 판다. 만기 혹은 수렴 과정에서 둘의 가격차(베이시스)가 줄어들면 그 차익이 수익이 된다.

이 전략은 비트코인의 “방향”을 맞히는 게임이 아니다. 방향을 중립(델타 뉴트럴)로 만들고, 가격차에서 이자를 먹는 게임이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 동네 마트에서 라면 한 박스를 10만원에 파는데
  • 옆 동네에서는 “한 달 뒤 라면 한 박스 인도” 계약을 10만 1천원에 판다
    그러면 어떤 장사는 라면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 예언하지 않는다. 지금 10만원에 라면을 확보하고, 동시에 한 달 뒤 10만 1천원에 팔기로 계약을 건다. 가격이 어디로 가든 “차이”가 남는다.

문제는 이 거래가 시장에 남기는 발자국이다. 겉으로는 현물 매수(ETF 매수)가 잡히지만, 동시에 선물 매도도 쌓인다. CME는 현물 ETF 출시 이후 CME 비트코인 선물에서 레버리지 펀드의 순매도 포지션이 늘어났고, 이것이 “현물 롱을 선물 숏으로 헤지하는 베이시스 거래 확산”을 시사한다고 적는다.

여기서 “그래도 현물을 사잖아, 가격 올라야지”라는 반론이 나온다. 맞는 말 같지만, 현실은 더 복잡하다.

  1. 이 수요는 ‘상승 베팅’이 아니라 ‘수익률 수확’이라서, 시장이 흔들리면 빨리 꺼진다(자본이탈이 쉽다).
  2. 파생 포지션은 변동성 구간에서 강제 청산을 유발할 수 있고, 그게 현물 가격에도 충격을 준다.

여기에 더 잔인한 디테일이 있다. “차익거래는 무위험”이라는 말은 교과서 속 문장이고, 실제 시장에서는 마진·담보·계좌 구조가 리스크를 만든다. 국제결제은행 산하 연구는 현물-선물 캐시앤캐리(롱 스팟·숏 퓨처스)에서 교차 마진(크로스 마진)이 안 되는 구조가 강제 청산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현물 계좌의 이익이 선물 계좌의 평가손을 자동으로 상쇄해주지 못하니, 선물 쪽 마진콜이 오면 포지션이 중간에 터질 수 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유동성만으로 설명 안 된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보인다. 유동성이 줄면 다 같이 빠진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여기에 추가로, ETF-선물 연결 구조 + 레버리지 청산 메커니즘이 얹힌다. 그래서 같은 위험회피 국면에서도 주식·금·비트코인이 똑같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비트코인 66만개’는 노림수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자화상이다

‘66만개’라는 숫자가 왜 사람을 혹하게 하느냐. 숫자 자체가 크기 때문이 아니다. 그 숫자가 뜻하는 건 “단일 주체가 공급(유통 물량)의 의미 있는 조각을 빨아들였다”는 사실이고, 이건 시장의 성격을 바꾼다.

이 숫자의 주인공으로 가장 자주 거론되는 곳이 Strategy(옛 MicroStrategy)다. 2026년 2월 회사의 공식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6년 2월 1일 기준 보유량은 713,502 BTC라고 밝힌다. 그리고 2025년 한 해 동안 253억 달러를 조달했고(미국 주식시장 전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도 자평한다), 비트코인 확보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선언한다.

이쯤 되면 ‘전략’이 아니라 거의 ‘금고’다. 하지만 금고는 안전한 물건이 아니라 무거운 물건이다. 무거운 물건은 바닥이 흔들리면 집 전체에 충격을 전달한다.

여기서 ‘노림수’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이유는 심리적으로 간단하다.

  • 큰 주체는 많이 샀다
  • 많이 샀으니 가격을 올려서 이익을 보는 구조일 것이다
  • 그러니 하락은 그들의 의도(혹은 장난)일 것이다
    이 상상은 재미있고, 때로는 맞는 부분도 있다. 다만 현실은 “음모”보다 “구조”에 가깝다.

Strategy 같은 비트코인 트레저리 회사의 사업모델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자본시장에서 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더 산다. 이 모델은 상승장에서는 아름다운 플라이휠(자기강화 고리)이 된다. 비트코인이 오르면 회사 가치가 더 오르고, 회사 가치가 오르면 더 싸게(혹은 더 많이) 자금을 끌어올 수 있고, 그 돈으로 비트코인을 더 산다.

하지만 이 플라이휠에는 전제가 있다. “주식이 보유 비트코인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프리미엄을 받는다”는 전제다. Galaxy Digital의 리서치는 이 트레저리 모델을 “유동성의 파생물”에 가깝다고 표현하며, 프리미엄이 무너지면 플라이휠이 역회전한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2026년 2월 급락 국면에서 Reuters는 트레저리(DAT) 회사들이 흔들리고,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 추가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더 사서 평균단가를 낮추는” 같은 단순한 희망회로가 현실적으로 막힐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것이 ‘66만개(혹은 그 이상의 보유량)’가 가지는 구조적 의미다.

  • 상승기에는 “한 주체가 계속 사주니 바닥이 생긴다”는 심리가 된다.
  • 하락기에는 “그 주체의 추가 매수 능력이 약해지면, 시장에서 가장 큰 ‘지속적 매수자’가 사라진다”는 공포가 된다.

그러니 ‘66만개’는 노림수라기보다는, ETF 시대의 비트코인이 가진 새로운 취약점의 상징에 가깝다. 개인 광기의 시대에는 개인이 무너졌고, 기관 광기의 시대에는 기관의 자금조달 조건이 무너지면 시장이 같이 흔들린다.

트럼프의 ‘금 리셋’은 어디까지 현실이고, 어디부터 서사인가

이제 금으로 넘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이 금과 달리 빠졌다”는 질문은, 결국 “금은 왜 강했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025년 금 시장은 단순히 좋았던 정도가 아니라, 기록의 연속이었다. Reuters는 2025년 전 세계 금 수요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특히 투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전한다. 2025년 투자 수요(ETF·바·코인) 증가와 함께 중앙은행 매입도 높은 수준(863톤)을 유지했다고 한다. 세계금협회 자료를 인용한 내용이다.

중앙은행이 왜 금을 사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답이 있지만, 한 줄로 줄이면 “달러에만 올인하기 싫다”다. Reuters는 2025년 세계금협회 설문에서 많은 중앙은행이 향후 금 비중 확대와 달러 비중 축소를 예상했다는 흐름을 전했다.

그런데 여기서 ‘금 리셋’ 서사가 붙는다. 금 리셋이란 말은 대체로 두 갈래를 섞어서 쓴다.

  • (갈래 A) 국제통화체제가 흔들리면 금이 다시 중심이 된다
  • (갈래 B) 미국이 금을 재평가(장부가 조정)해 재정·통화 게임을 바꿀 수 있다

갈래 B는 “말만 들으면 그럴듯한 회계 마술”인데, 실제로 재료는 존재한다. 미국 정부가 보유한 금은 회계상 ‘시장가’가 아니라 법으로 정한 장부가(온스당 $42.2222)로 기록된다. 이 값이 1970년대에 고정됐고 지금도 유지된다는 점은 미국 재무부의 금 보유 보고서와 의회조사국(CRS) 자료에서 확인된다.

즉, 미국은 세계 최대급 금 보유국이면서도, 장부에는 “대충 110억 달러짜리 자산”처럼 적어둔다. 시장가로 환산하면 숫자가 전혀 다르다. 그래서 “장부가를 시장가로 바꾸면 국가 대차대조표가 강해진다”는 상상(혹은 주장)이 꾸준히 나온다.

그리고 2025년 2월에는 미국의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 설립 계획을 만들라는 행정명령이 실제로 나왔다. 행정명령 원문에는 재원조달 방식, 전략, 법적 검토(입법 필요성 포함)를 90일 내 보고하라고 되어 있다.
이런 이벤트가 겹치면 시장은 즉시 “금 재평가로 재원을 만들 수 있나?” 같은 서사를 붙인다.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현실의 제약’이 시작된다.

  • 장부가 조정이 곧바로 현금을 떨어뜨리는 자동판매기는 아니다.
  • 법·회계·정치적 비용이 크고, 달러·국채·인플레이션 기대에 미칠 파장이 크다.

정치적으로는 “Fort Knox를 감사하자” 같은 메시지가 굉장히 유용하다. 실제로 금 보유에 대한 투명성 요구 법안도 나오고, 특정 정치인들이 감사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공식 자료가 있다. 토머스 매시가 2025년 ‘Gold Reserve Transparency Act’ 성격의 법안을 발의했다는 보도자료가 그 예다.

그렇다고 이것이 곧 “금본위제 복귀”나 “달러를 금에 다시 페그”로 직행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시장은 종종 ‘정책의 디테일’보다 ‘정치적 방향성’에 베팅한다. 그래서 금은 “중앙은행의 실수요 + 달러 불안 서사”를 먹고,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으로서의 유동성 민감도”를 먹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아이러니가 하나 더 있다. 트럼프는 금 이야기를 띄우는 동시에, 비트코인도 국가 서사로 끌어올렸다. 2025년 3월 행정명령으로 ‘Strategic Bitcoin Reserve’를 만들었고(압류·몰수된 BTC를 기반으로 하며 원칙적으로 매각하지 않는다고 명시), 추가 확보 전략도 ‘예산중립’ 조건 하에 검토하라고 되어 있다.
그럼에도 2026년 2월 Reuters 보도에서는 “비트코인 비축고가 만들어졌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거대한 매수’는 없었다”는 식의 실망감이 언급된다.

결국 ‘금 리셋’이든 ‘디지털 포트 녹스’든, 시장이 실제로 반응하는 것은 “정부가 당장 얼마나 사느냐/팔 수 있느냐”와 “유동성이 조여질 위험이 커지느냐” 같은 매우 현실적인 변수다. 그리고 2026년 초 비트코인 하락 국면은 후자(유동성·리스크오프·청산)가 훨씬 강하게 작동한 장면에 가깝다.

보너스로, ‘달러를 약하게 만들고 싶다’는 류의 정책 패키지(일명 ‘Mar-a-Lago Accord’로 불리는 담론)가 2025~2026년에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외교협회는 2026년 초 관련 논의의 확산과 정책 리스크를 다루며, 달러·금·국채 수요에 미칠 파장을 정리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쌓일수록 금은 서사와 수요가 맞물리고, 비트코인은 오히려 “정책 기대가 과열됐던 만큼 기대가 식는 속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구조적 하락과 일시적 조정,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이 질문은 사실 “둘 중 하나만 고르라”는 순간 오답이 되기 쉽다. 더 정확한 프레임은 이렇다. 단기 급락은 조정의 얼굴을 하고 올 수 있지만, 그 조정이 반복되는 방식은 구조의 영향을 받는다.

일시적 조정의 요소는 분명하다.

  • 레버리지 청산은 ‘한 번에’ 터지고, 터진 뒤에는 한동안 조용해지는 경향이 있다.
  • 급락 뒤 반등(데드캣이든 의미 있는 반등이든)은 위험자산 전반의 안정과 함께 나타날 때가 많다. Reuters도 기술주 반등과 함께 비트코인이 $70,000 위로 반등한 장면을 전한다.

구조적(혹은 구조가 만든) 변화도 분명하다.

  • ETF 시대의 핵심 플레이어는 “사고 존버”보다 “사고 팔고(헤지)”가 더 자연스러운 집단이다. 베이시스 트레이드가 쉬워질수록, 현물 매수는 ‘상승 신념’이 아니라 ‘차익 수확’이 되기 쉽다.
  • 비트코인 트레저리 회사의 플라이휠은 시장 유동성과 주가 프리미엄에 의존하고, 하락장에서는 매수 엔진이 꺼질 수 있다.
  • 시장 깊이가 얇아지면(거래 체결 가능한 호가가 얇아지면), 작은 충격도 큰 변동으로 증폭된다. Reuters가 언급한 1% 마켓 뎁스 약화는 이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래서 결론은 “영원한 하락장”도 아니고 “그냥 흔한 조정”도 아니다.
비트코인은 이제 (1) 거시 유동성 뉴스에 민감하고, (2) ETF·선물·헤지의 구조를 통해 충격이 빠르게 전달되며, (3) 대형 트레저리 주체의 자금조달 여건까지 가격에 반영되는 자산이 됐다. 이것이 ‘하락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지금이 바닥이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답은 하나지만, 현실적인 답은 체크리스트다.

  • ETF 자금 흐름이 ‘순유출 → 중립/순유입’으로 바뀌는가.
  • 급락을 만들었던 청산 규모가 줄어드는가.
  • 시장 깊이가 회복되는가(얇은 호가가 두꺼워지는가).
  • 그리고 무엇보다, 비트코인이 “금처럼” 거래되는지 “고베타 위험자산처럼” 거래되는지(주식과의 스트레스 국면 상관) 다시 확인되는가.

요약하면 이렇다. 지금의 하락은 단지 유동성 탓도 아니고, 누군가의 한 방도 아니다.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들어오면서 얻은 것(수요 확대)과 잃은 것(구조적 충격 전염)이 동시에 드러난 국면이다. 그리고 ‘66만개’는 그 구조의 한가운데에 있는 상징적 숫자일 뿐이다.

References

  • Reuters, 미국 SEC의 현물 비트코인 ETP 승인 보도 및 공식 입장
  • CME Group OpenMarkets, 현물 ETF 이후 베이시스 트레이드 확산과 ‘현물 롱+선물 숏’ 메커니즘 설명
  • 국제결제은행 Working Paper(crypto carry), 캐시앤캐리의 마진·구조적 마찰과 강제청산 리스크 논의
  • Reuters, 2025년 10월 비트코인 최고가 및 ETF 유입 보도
  • Reuters, 2025년 11월 BlackRock IBIT의 대규모 유출 보도
  • Reuters, 2026년 2월 청산·급락(연간 하락률, 청산 규모, ETF 유출 언급 포함) 보도
  • Strategy 2025년 4Q 실적 발표(보유 BTC·조달 규모·전략 설명)
  • Galaxy Digital Research, 비트코인 트레저리 모델의 프리미엄·유동성 의존성과 플라이휠 역회전 경고
  • Reuters, 2025년 금 수요(투자·중앙은행 매입)와 가격 동향 보도(세계금협회 인용)
  • Reuters, 중앙은행의 금 선호·달러 비중 축소 관련 설문 보도
  • 미국 재무부 금 보유 보고서(장부가 $42.2222/oz 및 보유량·정의)
  • 미국 의회조사국(CRS), 미국 금 보유의 법적 평가 방식·금증서·통화정책 관련 설명
  • 백악관, 미국 국부펀드 설립 계획 수립 행정명령(90일 내 보고)
  • 백악관, 전략 비트코인 비축고(Strategic Bitcoin Reserve) 및 디지털자산 스톡파일 행정명령 원문
  • Reuters, 전략 비트코인 비축고 행정명령 및 ‘디지털 포트 녹스’ 보도
  • Reuters, 워시 지명 및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시장 해석 포함)
  • 토머스 매시, Gold Reserve Transparency Act(금 보유 감사) 법안 발의 보도자료
  • 미국 외교협회, ‘Mar-a-Lago Accord’ 담론과 달러·금·정책 리스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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