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석탄 1위’로 보이는 순간들
친환경 모범국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나라가, 어떤 해에는 ‘석탄 발전 1위’로까지 불린다. 이 말이 딱 떨어지는 “하나의 진실”이라기보다, 측정 기준과 시점이 바뀔 때마다 얼굴이 달라지는 “장면들의 합”이라는 게 핵심이다. 첫째, 유럽 단위로 보면 독일은 한동안 석탄 발전 절대량이 가장 큰 나라로 집계되곤 했다. 예를 들어 2022년에는 EU에서 독일이 석탄 발전량이 가장 큰 국가로 정리되며, 석탄이 전력 믹스의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됐다.
둘째, ‘연간 평균’이 아니라 ‘특정 시기(특히 겨울·저풍속 구간)’를 떼어 보면 이야기가 더 자극적으로 보이기 쉽다. 2025년 초처럼 바람이 유난히 약해 풍력 발전이 꺾이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화석발전이 튀어 오르고 그중 석탄이 ‘주전원’처럼 보이는 구간이 생긴다. 실제로 2025년 초 몇 달간 풍력 부진을 메우느라 화석발전이 늘고, 석탄 발전이 크게 증가해 독일 전력에서 비중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셋째, “석탄”에도 급이 있다. 독일의 상징은 특히 갈탄(褐炭, lignite)이다. 독일은 유럽 최대 갈탄 생산국으로 분류되고, EU 갈탄 소비에서도 독일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게 잡힌다. 갈탄은 수분이 많고 열량이 낮아 같은 전기를 뽑아내기 위해 더 많이 태우게 되는 경향이 있어, 탄소배출 관점에서 ‘나쁜 연료’의 대표 주자로 취급된다. 그럼에도 갈탄이 남는 이유는 ‘국산이고, 이미 설비가 있고, 뒤로 물러설 때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버팀목’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다만 “독일=유럽 석탄 1위” 같은 문장이 영원히 유지되는 타이틀은 아니다. 2024년 초(1~4월)에는 유럽에서 석탄 발전이 가장 많은 나라가 Turkey로 바뀌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순위 자체가 아니라, 순위가 바뀌는 이유(수요·날씨·연료가격·정책·국제정세)가 전력시스템의 본질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통계가 보여주는 장면과 흔한 오해
독일 전력 믹스를 둘러싼 논쟁이 자주 꼬이는 이유는 숫자가 여러 장부에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총발전(gross)” 기준이 있고, “공공 전력공급용 순발전(net public)” 기준이 있고, “콘센트로 나오는 전력(소비 기준 mix)”도 따로 있다. 같은 나라를 두고도 표가 바뀌면 인상이 달라진다.
먼저 독일 연방통계청 표(총발전 기준)를 보면, 2022~2025년(2025년은 잠정치)의 큰 흐름이 보인다. 2022년 독일 총발전은 578.9TWh이고, 이 중 재생에너지가 44.1%였다. 갈탄 20.1%, 유연탄 11.0%로 석탄 합계가 31.1%까지 올라가며 최근 몇 년 중 석탄 비중이 가장 두드러진 해로 기록된다. 같은 표에서 2023년에는 총발전이 511.3TWh로 줄면서 석탄도 함께 내려가(갈탄 16.9%, 유연탄 7.5%), 석탄 합계 24.4%가 된다. 2024년에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57.1%로 더 커지고, 석탄 합계는 21.1%로 내려간다. 2025년(잠정)도 재생에너지가 57%대, 석탄 합계는 20%대 초반으로 잡힌다.
이 표만 놓고 보면 “독일이 석탄 1위가 됐다”는 말이 어색해 보일 수도 있다. 연간 평균에서 재생에너지가 이미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두 번째 오해가 생긴다. “비중(%)”과 “절대량(TWh)”은 다른 게임이다. 전력시장이 큰 나라는 재생 비중이 높아도 석탄 절대량이 여전히 커서, EU 내부에서 ‘석탄 발전 절대량 1위’ 같은 표현이 성립할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EU 차원의 석탄 발전 흐름을 정리한 자료에서는 독일이 EU 최대 석탄 발전국으로 언급됐다.
세 번째 오해는 “탈원전 → 석탄 폭증”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습관이다. 원전이 줄면 그만큼 무엇인가가 들어와야 하는 건 맞지만, 그 ‘무엇’은 해마다 달라질 수 있다. 2023년만 봐도, Fraunhofer Institute for Solar Energy Systems ISE 분석에서 재생에너지가 공공 전력공급용 순발전 기준 59.7%라는 기록적 비중을 차지했고, 갈탄·유연탄 발전은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고 정리한다. 같은 자료는 2022년에 석탄 발전이 늘었던 배경으로 ① RTE 관할 프랑스 원전의 대규모 가동 차질, ② Ukraine 전쟁으로 왜곡된 에너지시장 상황을 함께 언급한다. 즉, “탈원전 그 자체”만으로는 2022년의 석탄 반등도, 2023년의 석탄 급락도 설명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독일은 전기를 수출하는 나라였다/수입하는 나라가 됐다” 같은 말도 장부에 따라 온도가 달라진다. 예컨대 2023년에는 전력거래에서 수입 초과(순수입)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있었고, 이는 이웃 국가들의 여름철 발전비용이 더 낮았던 점, CO₂ 인증서 비용 등을 배경으로 든다. 이때 수입이 늘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중요한 건, 변동성이 커진 계통에서 ‘국경을 넘는 전기 거래’가 사실상 또 하나의 조정 자원처럼 쓰인다는 점이다.
탈원전과 가스 위기와 석탄의 귀환
독일 전력 믹스의 시간 순서를 한 줄로 요약하면 “원전은 빼고, 재생은 늘리고, 그 사이를 가스가 메우려 했는데, 가스가 흔들리면서 석탄이 비상식량처럼 다시 나왔다”에 가깝다.
원전은 실제로 끝났다. 독일 정부 산하 BASE는 2023년 4월 15일에 마지막 세 기 원전(Isar 2, Emsland Nuclear Power Plant, Neckarwestheim Nuclear Power Plant)이 정지해 독일이 더 이상 원자력 발전을 하지 않게 됐다고 명시한다. 이 ‘최종 정지’는 하루아침에 뚝 떨어진 사건이라기보다 수십 년에 걸친 정책 흐름의 종착점에 가깝고, 2022년 에너지 위기 때문에 마지막 단계가 몇 달 미뤄져 2023년 4월로 넘어갔다는 정리도 있다.
문제는 그 “몇 달”이 아니라, 그 무렵 유럽 전체가 겪은 가스 충격이다. 러시아발 공급 불안과 가스가격 급등은 독일이 상정했던 ‘가스 브리지’를 불안정한 다리로 만들었다. 독일 정부는 2022년 겨울을 대비하며 계통예비력에 있던 발전소를 시장에 복귀시키는 조치를 연장하는 등 위기대응을 강화했다고 설명한다. AGEB 연례 보고서도 에너지 위기 동안 전력공급을 확보하고 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 일부 갈탄 설비의 대기(예비) 운전을 임시로 연장했고, 해당 3.1GW 규모의 대기 운전이 2024년 3월 31일에 종료됐다고 적는다.
왜 하필 석탄, 그것도 갈탄이었나. ‘현금흐름’이 아니라 ‘물리’가 답을 준다. 갈탄은 독일 안에서 캐서 바로 태울 수 있고, 이미 광산·발전소·송전 설비가 연결돼 있다. 독일이 유럽 최대 갈탄 생산국이라는 사실은 이 ‘내장된 인프라’를 설명한다. 그리고 EU 통계는 갈탄의 탄소배출계수(연료 에너지 기준)가 다른 석탄이나 가스보다 평균적으로 높다고 정리한다. 즉, 갈탄은 기후정책 관점에선 최악에 가깝지만, 공급안보 관점에선 “집에 있는 마지막 통조림”이 되기 쉽다.
다만 독일이 영원히 “석탄으로 버틴다”를 선택한 것도 아니다. 독일은 석탄발전 종식을 법제화해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경로를 마련했고, 설비별 폐지 일정과 보상, (특히 유연탄의 경우) 경매 방식으로 용량을 시장에서 빼는 구조를 운영해 왔다. 이 흐름은 독일 석탄발전이 ‘정책적으로는 끝내기로 합의된 산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럼에도 일정은 지역·정치·위기 상황에 따라 굴절된다. 예컨대 2022년에는 RWE와 독일 연방 경제·기후 부처가 라인란트 지역 갈탄발전을 2030년까지 종식시키는 방향에 합의했다고 발표됐지만, 국가 전체의 석탄 퇴출 법정 시한(2038)을 일괄적으로 2030으로 앞당기는 별도 법 개정은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확인된다. 또 Bundesnetzagentur는 석탄발전 축소법(KVBG) 하에서 ‘석탄 운전 금지’ 같은 추가 조치를 올해도 발동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그 이유로 이미 많은 설비가 시장에서 빠져 법정 목표 용량보다 남은 용량이 더 적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석탄이 정치 구호로만 남는 게 아니라, 설비·용량 단위로 실제로 줄어드는 중이라는 의미다.
절차가 전기를 느리게 만든다: 계통과 송전망과 수용성
재생에너지 확대가 단지 “발전기 몇 대 더 세우는 일”이 아닌 이유는, 전기가 ‘생산지에서 소비지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이 문제가 특히 날카롭다. 북부 해안과 평야에 풍력이 많고, 남부·서부에는 산업과 대도시 수요가 몰려 있다. 여기에 유럽 전력거래 확대까지 얹히며 초고압 송전망 확충이 필수가 된다.
독일은 2011년에 송전망 확충을 빠르게 하겠다는 취지로 EnWG(에너지법)와 NABEG(송전망 확충 가속법)를 기반으로 한 절차 체계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가속”과 동시에 “참여 확대”를 함께 목표로 걸었다고 Bundesnetzagentur가 설명한다. 즉, 빨리 하겠다고 하면서도 더 많은 이해관계자가 들어오게 설계돼 있다. 이 구조 자체가 민주주의 국가의 에너지전환이 ‘기술 프로젝트’이면서 동시에 ‘사회 공정’인 이유를 보여준다.
여기서 ‘절차적 정당성’이 왜 체감 난이도를 폭증시키는지도 선명해진다. 송전망 계획승인 절차에는 공공 신청회의, 공람(공청) 절차, 최종 청문 등 공식 참여 창구가 단계적으로 열리고, 시민은 노선 대안 제시부터 의견 제출까지 형식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 과정은 투명성과 수용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시간·문서·쟁점의 양을 폭발시킨다.
발전소보다 더 자주 논쟁이 붙는 건 사실상 ‘풍력 인허가’다. 독일은 2022년 개혁 패키지에서 육상풍력 부지를 늘리기 위해 “2032년까지 국토 2%를 풍력에 할당”하는 식의 강한 목표를 걸었고, 인허가 지연의 한 이유로 종 다양성·조류 보호 같은 규정이 복잡하게 얽힌 점을 든다. 그래서 “원래 5~8년까지 걸리던 인허가를 2~3년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향이 등장한다.
하지만 목표는 목표일 뿐, 실행은 또 다른 세계다. 2023년 독일에서 풍력은 발전량 기준 가장 큰 전원으로 기록됐지만, 신규 설치는 정부 계획보다 느리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왔다. Fraunhofer Institute for Solar Energy Systems ISE는 2023년 풍력 발전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육상·해상 풍력 신규 설치가 계획보다 뒤처졌다고 정리한다. 2025년 상반기에는 육상풍력 설치가 2017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늘고 평균 인허가 시간이 줄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법정 목표(2030년 육상풍력 115GW) 달성에는 여전히 속도가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 지점에서 “왜 석탄이 남았나”라는 질문의 답이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계획만큼 빨리 못 가는 동안, 그리고 날씨가 나쁘게 꺾이는 구간이 반복되는 동안, 전력계통은 ‘이미 존재하는 조정 가능한 자원’에 기대게 된다. 독일의 경우 그 자원이 한동안 가스여야 했는데, 가스가 흔들리자 갈탄·유연탄이 다시 올라온 장면이 2022년에 찍혔고, 바람이 약한 해에는 2025년처럼 석탄 비중이 다시 튀는 구간도 생긴다.
원전 탄력운전이라는 카드: France의 경험
재생에너지가 늘수록 전력계통이 요구하는 건 한 단어로 “유연성”이다. 햇빛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변동을 흡수하려면, 누군가는 출력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균형을 맞춰야 한다. 유연성은 가스발전·수력·저장장치·수요반응·국경 간 연계선이 제공할 수 있고, 원전도 기술적으로는 일정 범위에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원전의 탄력운전(부하추종·주파수제어)은 “원전은 무조건 베이스로드”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국제기구 보고서에 꽤 명확히 정리돼 있다. IAEA는 원전의 비기저 운전(부하추종·주파수 제어) 모드를 체계적으로 다루며, 변동성 재생에너지 확대가 이런 운전 요구를 키운다고 정리한다. OECD Nuclear Energy Agency도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원전이 부하추종 및 1·2차 주파수 제어에 참여해 왔고, 하루에 큰 출력 변동을 수행하는 운전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프랑스 사례가 자주 소환되는 이유는 “가능”을 넘어 “규모 있게 해본 나라”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원전은 설계상 큰 폭의 출력 하향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고, 제도적으로도 그 운전이 전력시스템 안에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유럽 원전 기술 플랫폼(SNETP) 자료는 프랑스에서 30~100% 구간에서 분당 5% 수준의 출력 변화가 가능하다는 값을 제시하고, 단기 주파수 조정도 가능하다고 정리한다. 또 프랑스 원전의 유연성을 요약한 기술자료는 “100%에서 20%까지 하루 두 번, 30분 내 출력 저감” 같은 설계 개념과 램프율(대략 30~40MW/min)을 설명한다.
물론 이게 “원전은 버튼 하나로 리듬게임 하듯 출력 조절 가능”이라는 뜻은 아니다. 원자로 물리에는 관성이 있다. 프랑스 운영 경험을 다룬 자료는 부하추종 때 제논(xenon)·붕소(boron) 같은 중성자 흡수 인자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물·붕소 농도 조절과 탱크·폐기물 처리·재활용 등 부대 설비와 운전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즉, 탄력운전은 “할 수 있음”이 아니라 “돈과 설비와 절차를 갖추면 할 수 있음”에 가깝다.
시장 쪽 비용도 있다. 원전이 부하추종을 하면 평균 이용률(설비를 풀로 돌린 시간 비율)이 내려가고, 이는 경제성에 영향을 준다. 관련 연구는 프랑스 전력시스템에서 원전 부하추종의 가치와, 그 비용을 가격·보조서비스·용량 보상 같은 시장 보완장치로 어떻게 다룰지 논쟁이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독일 이야기가 다시 들어온다. 독일은 원전이 남아 있던 시기에는 (규모는 프랑스와 다르지만) 부하추종 운전 경험이 언급되곤 했으나, 2023년 4월 이후 원전 자체가 사라졌다. 그래서 독일 계통의 유연성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가스·석탄·수입·수요·저장으로 재구성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독일이 석탄을 쓴다”는 사실은 곧바로 “원전이 더 유연했으면 석탄이 필요 없었을 것”이라는 단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독일은 원전이 아닌 선택지들로 유연성을 조달하는 구조를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날씨·연료가격·국제정세 같은 변수가 무엇을 ‘백업’으로 밀어 올리는지가 관찰됐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한국에 남는 질문
독일 사례가 주는 메시지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석탄이 늘어난다” 같은 단문이 아니다. 훨씬 촘촘한 문장으로 읽어야 한다.
첫째, 전기 시스템은 ‘연간 평균’보다 ‘나쁜 날’에 의해 설계된다. 바람이 약했던 2025년 상반기처럼, 날씨 하나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내려가고 백업 전원이 필요해지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때 백업 전원이 무엇이냐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이미 깔려 있는 인프라·연료 조달 리스크·가격 구조가 합쳐진 결과다.
둘째, 브리지 연료(가스 등)를 ‘정치·지정학 리스크가 낮다’고 가정하고 깔아두면, 그 가정이 깨질 때 시스템은 가장 손쉬운 과거의 연료(석탄)로 되돌아가려는 관성이 생긴다. 독일이 2022~2024년에 갈탄 예비 설비를 연장 운전하며 “가스 소비를 줄이기 위해 석탄을 단기적으로 꺼낸” 것도 이런 관성의 실전 예시다.
셋째, 절차적 정당성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절차가 물리적 병목(계통·송전망·인허가)을 장기화하면 에너지전환의 비용이 ‘숨어서’ 커진다. 독일은 NABEG 같은 제도로 “가속”과 “참여 확대”를 동시에 추구했고, 시민이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단계들을 설계했다. 이게 성숙한 민주주의의 방식인 동시에, 일정 관리가 실패하면 전력계통이 화석 백업에 더 오래 의존하게 만드는 구조가 되기도 한다.
넷째, 원전이 전력 믹스에 남아 있는 나라라면 “원전 탄력운전”은 유연성 포트폴리오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다만 그건 구호가 아니라 엔지니어링·규제·시장설계의 패키지다. 국제기구와 연구기관 자료는 원전이 부하추종과 주파수 제어에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설비·운전·규제 검토가 수반된다는 점도 함께 강조한다.
결국 “독일이 왜 석탄 1위가 됐나”라는 질문은 이렇게 번역된다. 에너지전환은 목표(재생 확대)만으로 굴러가지 않고, 유연성(백업·저장·수요관리·연계선)과 속도(인허가·망 확충)와 리스크 관리(연료 공급·가격·정치)를 동시에 설계해야 굴러간다. 독일은 그 세 변수가 어긋날 때 석탄이 어떻게 ‘비상식량’으로 떠오르는지를 보여주는, 꽤 교과서적인 사례다.
참고문헌
독일 연방통계청 총발전(2019~2025) 전원별 발전량·비중 표.
AGEB, Energy Consumption in Germany 2024 (2024년 전력 생산 구조·갈탄 예비운전 종료·전원별 발전량).
Fraunhofer Institute for Solar Energy Systems ISE, 2023년 독일 전력(순발전) 분석 보도자료 및 본문(재생 59.7%, 석탄 감소, 수입초과 등).
BASE, 독일 원전 단계적 폐지 안내(2023-04-15 마지막 3기 정지).
Clean Energy Wire, “Germany’s nuclear exit” Q&A(에너지 위기 속 최종 정지 과정).
독일 경제·기후 부처(BMWK/BMWE) 위기대응 설명(예비력 설비 운전 연장 등).
Clean Energy Wire, 독일 석탄 퇴출 로드맵(2038 법제화·경매 등).
SMARD, KVBG(석탄 감축·종료 법제 및 이행 개요).
독일 석탄발전 조기 종료(라인란트 2030) 관련 정부·기업 발표.
Bundesnetzagentur, 송전망 확충 절차·참여 확대·NABEG/EnWG 설명.
독일 송전망 계획승인 절차의 공식 참여 단계(공공 신청회의·공람·청문 등) 안내.
Ember, EU 석탄 발전 동향(2022년 독일 석탄 발전 절대량 및 비중).
Reuters, 2024년 초 유럽 석탄 발전 순위 변화(터키가 독일 추월).
Reuters, 2025년 초 독일 재생 부진·석탄 반등(날씨 요인 포함).
IAEA, 원전 비기저 운전(부하추종·주파수 제어) 기술 보고서.
OECD Nuclear Energy Agency, 원전 부하추종의 기술·경제 쟁점 보고서.
SNETP, 원전 부하추종 능력 팩트시트(프랑스 사례 포함).
RTE 연간 전력 리뷰(2024년 프랑스 전력·원전 회복·탈탄소화 수준).
Eurostat, 연료별 탄소배출계수 및 갈탄 특성(갈탄이 더 높은 배출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