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협상장 안팎의 긴장: 전력 집중과 기싸움

협상 테이블이 열려 있을 때 전투기와 항모를 최대 규모로 전개하는 것은 외교인가 압박인가. 군사력 배치가 협상 결과에 미치는 실제 영향과, 이 전술이 역효과를 낳는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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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초, 테헤란 핵 협상장에서는 대화의 불씨가 살짝 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워싱턴과 텔아비브의 움직임은 대화와 달리 전혀 평화적이지 않았다. 지난 2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국은 중동 지역에 전례 없는 대규모 공중전력을 잇따라 배치했다. 먼저 1월 말 미국 항모전단인 USS 아브라함 링컨호 전단이 페르시아만으로 들어섰고, 이어 2월 중순 제럴드 R. 포드 항모전단까지 추가로 전개됐다. 두 항모에는 F/A-18 슈퍼호넷 전투기를 비롯한 전투기가 탑재되었으며, 공격용 이지스 구축함, 탄도미사일 방어 구축함, 원자력 잠수함도 호위에 합류했다.

이와 동시에 미 공군은 F-35A/B/C 스텔스 전투기와 F-22 랩터, F-15E 스트라이크이글, F-16 등 최첨단 전투기를 수십 대씩 이동시켰다. 경로를 살펴보면 독일 스팡달렘, 이탈리아 아비아노, 영국 레이크나쓰 등 유럽 기지에서 이륙한 전투기들이 이라크·사우디·요르단 등 중동의 전진기지로 속속 도착했다. 예를 들어 2월 16일 영국 레이크나쓰 공군기지에서는 영국 기지에서 이륙한 F-35 18대가 공중급유기와 함께 이 지역으로 향했고, 버몬트주 앵거스반드(VT ANG) 소속 F-35A 12대도 이미 중동에 전개된 상태였다. 특히 뉴욕타임스·CBS·CNN 등 언론은 “미군이 이르면 이번 주말에도 이란 공격 준비를 마칠 정도의 공중·해군 전력을 집결시켰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배치로 평가됐다. 실제로 개전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항공모함 양단과 아라비아해에 걸쳐 두 개의 항모전단이 전개된 상태는 물론, 여기에 합류할 추가 항모들이 대기 중이다.

한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군·이스라엘 군부 모두 **“몇 주 간격의 집중 타격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익명의 미 관리들이 로이터 등에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승인하면 전력은 수주간 지속 작전을 감당할 만큼 충분히 꾸려졌다. 이들은 바흐레인, 이라크, 요르단 등 주변 미군기지에 배치된 대규모 미사일 방어망과 함께, 150건이 넘는 병참 수송기 편대도 투입해 무기·탄약을 보급하고 있다. 실제로 2월 중순 공개된 오픈 소스 항공기추적 정보에 따르면 무려 150대 이상의 수송기가 무기와 탄약을 중동으로 날랐고, F-35·F-22·F-16 전투기 약 50대도 동시다발 이동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스라엘 역시 전장에서 손놓고 있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수미쌍관이다. 이스라엘 군 정보수장 출신 아모스 야들린은 “슈퍼파워가 며칠 내로 전쟁을 개시하는 일은 없다”면서도 “지금은 우리가 과거보다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경고했다. 또 이스라엘 두 고위 관리도 미국과 같이 다가올 전쟁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테헤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지난해 32명이 숨지고 3000여 명이 부상당한 일을 상기시키며, “전쟁이 임박했다(이르면 며칠 내에)”라고까지 내다봤다. 실제로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항모가 전진 배치된 지중해와 아라비아해 전선에 맞춰 경계태세를 높여 두고 있다. 부트라스를 다룬 현지 매체들은 미국의 거대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국내에서는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한다. 공항과 상점은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 영업 중이지만, 사람들은 서로 “이번 주말에 공격할까?” 하고 묻고 다닌다.

전쟁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분분하다. 미 고위 관리들은 ‘모든 옵션’을 거론하며, 목표가 핵·미사일 시설 파괴인지 정권 교체인지 아직 결정을 유보 중인 상태다. 만에 하나 공격이 개시되면, 전문가들은 이틀짜리 선제 일격이 아니라 “수주간 지속되는 대규모 공중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경우 미국 공군의 정밀타격 능력이 총동원되어 이란 전역의 주요 목표물을 집중 타격할 수 있으나, 대신 이란의 보복위험도 커진다. 이란도 유사시 스트레이트 오브 호르무즈(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예멘·이라크 내 친이란 세력을 통한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 모두 전쟁 가능성을 경계하며 외교 협상으로 ‘마지막 기회를 살려보려’ 하고 있다.

남은 것은? 현재 중동에는 미국·이스라엘 모두의 ‘전력 과시’가 무섭도록 집중된 상태다. 2월말 현재 걸프 지역 해역에 걸친 미군 전력은 2003년 이라크·1991년 걸프전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항공기의 질과 양이 과거보다 비약적으로 강화됐다. 전투기의 스텔스와 정밀유도탄의 발달로 ‘일주일 만에 끝내는 공습’도 충분히 가능한 전력이다. 따라서 이제 긴장 고조의 열쇠는 협상장에 달려 있다. 양측 대표들은 계속 만나고 있으나 아직 중대한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분위기로 이란에 압박을 가하는 반면, 이란은 이미 일정 부분 협상 의지를 내비치지만 “미사일·핵 동시 제약은 절대 수용 못 한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른바 ‘시간의 종말’까지 가동될지, 아니면 협상이 마법처럼 풀릴지는 이제 예단하기 어렵다.

목격자들은 입 모아 말한다. “미국이 강판을 오를 준비를 끝냈다”고. 실제로 항모와 전투기는 거의 중동에 가 닿았고, 이스라엘도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다만, 폭풍우 앞에서 누가 먼저 항구를 빠져나갈지는 ‘마지막 순간’에 결정될 전망이다.

References: The Wall Street Journal reported the U.S. had “assembled the greatest amount of air power in the Middle East since the 2003 invasion of Iraq”. Air & Space Forces Magazine detailed recent deployments of dozens of F-35, F-22, F-15, F-16 fighters and support planes from Europe to Middle Eastern bases. Open-source data and Axios reporting confirm “more than 50 F-35, F-22 and F-16 jets” and “a second aircraft carrier strike group” have arrived. Times of India and Times of Israel cite U.S. sources noting “over 150 cargo flights… carrying weapons and ammunition” and Israeli officials warning of war “within days”. Reuters and The Guardian report U.S. forces are preparing for “weeks-long operations” if attacks proceed, and that President Trump has not yet decided on striking. Local analysts in Jerusalem note two U.S. carrier strike groups, dozens of warships, over 50 extra fighter jets, and layered missile-defense are now deployed in the region. This buildup and the stalled diplomatic talks set the stage for the impending 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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