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달아오른 코스피, AI 반도체가 날개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쓴 날, 그 중심에는 AI 반도체 기대감이 있었다. 지수가 오르는 이유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수급이 들어왔고 그 자금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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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기술 설명 일러스트

2월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3.55포인트(2.11%) 오른 5969.64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로써 코스피는 여섯 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 5770선까지 밀리며 출발은 어두웠지만, 오후장이 되자 기관의 대규모 매수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주 강세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오후 들어 지수는 5900선을 단숨에 넘어섰고, 6000선 돌파는 눈앞에 두게 됐다.

AI 반도체 호황이 이끈 기록 행진

이날 상승세의 진원지는 단연 반도체 업종이었다.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3.63% 급등해 주당 20만 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도 5.68% 치솟아 100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두 종목은 각각 사상 첫 ‘20만 전자’·‘100만 닉스’를 달성했다. 참고로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10만 원대에 머물렀고, SK하이닉스는 50만 원대였다가 두 배로 뛰어올랐다. 이 같은 급등세는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확대 기대와 함께 메모리 업황 회복 전망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AI 시대가 본격화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 패러다임이 기존의 단순 교체 주기에서 데이터센터 확장 주기로 완전히 바뀌었다”며, 대형 AI 서버 투자 증가가 메모리 가격과 기업 이익 전망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국내 1·2위 메모리 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2000조 원을 넘어서며 증시 전체 시가총액 상승을 견인했다. 이 결과 코스피도 종가 기준 5969.64로 마감해 6000선 돌파를 0.5% 포인트 정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랠리는 국내 반도체주만의 힘은 아니었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등 성장주도 동시에 강세를 보였다. 전날(23일) 미국 증시는 AI가 산업 전반을 파괴할 수 있다는 보고서에 하락했지만, 오히려 한국·대만 등 반도체 강국들은 장기적으로 AI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긍정적인 영향만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승이 특정 대형주에 집중된 점은 주의할 대목이다. 실제로 한국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는 여전히 경기 순환산업(주기 산업)이므로 공급 과잉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예를 들어, 미국 경쟁사인 마이크론과 중국 기업들의 증설 움직임이 가파르면 메모리 가격이 언제든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지금은 AI 호황 국면’이라는 긍정론 속에서도 뒤끝 리스크는 항상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기관 매수와 ETF, 보이지 않는 힘

반도체 대형주들이 시장을 이끌었지만, 실제 상승장 바닥을 다진 것은 돈의 흐름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조2800억 원, 1800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기관은 무려 2조3700억 원을 순매수하며 매도 공세를 받아냈다. 기관이 ‘사자’를 외치자 지수 낙폭은 되레 모두 역전됐다. 마치 파도를 막는 방파제처럼 기관 매수세가 시장을 떠받친 셈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통계에서 기관의 매수 대부분이 금융투자계좌(증권사 계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관 순매수(8조7570억 원) 중 11조3236억 원이 금융투자 부문에서 유입되었고, 연기금·보험 등 다른 기관은 오히려 순매도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급 구조를 통해 ‘개인 ETF 자금이 증시에 끌려 들어왔다’고 해석한다. 쉽게 말해, 상장지수펀드(ETF)는 여러 종목이 묶여 있는 과일바구니와 같다. 개인이 KODEX 코스닥150 같은 ETF를 사들이면, 그 운용사(또는 시장조성자)가 해당 ETF의 구성종목을 시장에서 사모아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매수 물량이 기관의 금융투자계좌로 집계된다. 결과적으로 개인이 ETF를 왕창 사들인 것이 기관 매수로 둔갑하며 증시 상승을 한층 부추긴 것이다. 이번 달에만 개인의 ETF 순매수 규모가 수십조 원에 이르고 있는데, 그 절반 이상이 실제로 코스피 대형주에 투자되는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개인 투자자들이 ETF 카트를 끌고 시장에 뛰어들면, 그 물량이 마치 보이지 않는 ‘기관 자금’처럼 코스피를 밀어 올린 것이다.

이처럼 2월 중순까지 이어진 랠리는 AI 반도체 수혜와 풍부한 자금이라는 두 축이 맞물려 만들어졌다. 그런데 “기록은 아직 멀었다”는 지적도 들린다. 지금까지 증시 호황은 극소수 ‘투톱’ 주식에 주로 기댄 모습이어서, 언제든 호흡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만·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부침을 겪을 때도 코스피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즉, 현재의 상승 엔진을 만든 것은 기관과 개미, 반도체와 AI였지만, 앞으로도 부품이 끊기지 않고 완주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끝)

참고자료: 국내 증시 마감 시황 자료 (한국거래소, 언론 보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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