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이어가며 연초 대비 크게 올랐다. 코스피는 1년여 만에 2500대에서 두 배 가까운 수준인 50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도 장중 지수 1,000선을 회복했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주가 급등하며 증시 전반을 끌어올렸다. 이 구간 동안 그간 부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복귀해 자금을 쏟아붓는 모습도 두드러졌다. 올해 4월 이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6조 원 이상을 순매수했는데, 이 자금 대부분이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대형주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개인과 기관은 상대적으로 자리를 비우는 사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고객예탁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코스닥시장도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자 외국인과 기관이 ETF 매수에 적극 나섰다. 실제로 2월 20일 마지막 거래일에 외국인은 KODEX 코스닥150 ETF를 210억 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세를 보였고, 앞서 설 연휴 직전에도 외국인이 185억 원, 기관이 2조원대 규모를 순매수했다. 연초 이후(1월 2일~20일) 외국인은 코스닥150 ETF에만 640억 원을 몰아넣어 지수 상승에 베팅했고, 기관도 1월 마지막 주에 코스닥에서 약 9조7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코스닥150 중심의 매수를 이끌었다. 그 결과 코스닥지수는 1월 19일 하루 만에 4.94% 급등했고, 코스닥150 지수는 코스닥 평균 상승률(4.94%)을 훨씬 웃도는 7.32% 폭등했다. 즉, 증시 전반이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를 탈 때, 코스닥 쪽은 정책 기대와 큰손 매수세에 힘입어 별도의 강세 구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관세 판결 후 눈치 보는 시장과 반도체·SW 효과
해외 증시도 화제다. 미국 뉴욕증시는 최근 ‘트럼프 상호관세’ 위헌 판결 소식에 소폭 상승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중국 상호관세 법적 근거를 무효화하자(찬성 6, 반대 3) 빅테크 가운데 애플 같은 완제품 기업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다만 시장은 이에 안도만 하지는 않는다. 뉴욕 증시는 단기간 상승에 그쳤고, 골드만삭스조차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며, 트럼프 정부가 다른 법적 근거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시장이 과도한 낙관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사용해 미국 수입품 전반에 10% 관세를 부과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이처럼 미국 내 관세 논란은 단기 이슈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무역 불확실성 요인이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 기업에겐 달리 해석되는 부분도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인공지능(AI)·반도체 투자 확대는 오히려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 호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데, 그 덕분에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업체들이 순이익 증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혁신은 장비 혁신에서 비롯된다”는 평가처럼, 설비투자 사이클 초기에는 반도체 장비 기업이 가장 빨리 수혜를 받는다. 예를 들어, 국내 반도체 장비·부품주들은 삼성·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자 함께 “키를 맞추듯” 주가가 오르는 시차를 보이고 있다.
한편 소프트웨어업계는 미국의 관세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프트웨어는 전자적 파일 형태로 거래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적 전송 방식의 소프트웨어나 저장 매체에 담긴 소프트웨어는 ‘무체물’로 간주되어 사실상 무관세 처리된다. 따라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한국 SW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반도체 투자로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하면 소프트웨어 수요가 늘어나는 장기적 기회가 될 수 있다. 요컨대, 외국인·기관의 코스닥 매수세와 대형주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관세 이슈에는 신중하면서도 국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업종에선 기대 섞인 시각이 흐르고 있다.
참고자료: 외국인 자금 유입 및 대형주 강세, 미국 상호관세 판결과 시장 반응, 반도체 투자 확대와 국내 소부장 기대효과, 소프트웨어의 관세 영향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