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늪을 딛고 날다: 나비뭄바이 국제공항 건설 이야기

늪지 위에 공항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한 토목 문제가 아니다. 연약 지반 처리, 조류 서식지 이전, 수백만 명 이주 문제가 얽힌 나비뭄바이 공항 건설이 풀어낸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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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기술 설명 일러스트

인도 뭄바이는 그동안 한 공항만으로도 세계적 도시라는 이름값을 해냈다. 하지만 항공수요 급증에 시달린 기존의 채트라파티 시바지 국제공항(CSMIA)은 하루 24시간 꽉 짜인 일정으로 운영되었다. 이에 인도 정부는 ‘듀얼 에어포트’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새로운 공항 건설 부지로 택한 곳은 뭄바이 항구 동쪽, 나비뭄바이(Navi Mumbai)의 늪지였다. 2007년 연방 내각의 원칙 승인으로 아이디어는 확정되었다. 수도권 인구와 물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당장 뭄바이를 위한 90만 명대(연간 9000만명)의 수송 허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첫째 단계로 2025년 개항하는 터미널 1만으로도 연 2천만 명, 화물 80만톤을 처리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제였다. 공항 부지 주변 37km 반경에는 주민 수천 명이 사는 마을이 있었고, 울웨(Hulwe) 언덕(높이 90m)과 판제·울웨 습지(300~400ha 규모), 두 줄기 강(울웨·가디)이 뒤엉킨 땅이었다. 설계 단계부터 마힌드라 경전철 같은 개발계획과 충돌했고, 환경영향평가(EIA)를 거치며 다수의 인허가가 지연됐다. 결과적으로 약 2,900헥타르의 토지를 확보해야 했고, 수천 가구의 이주 보상 작업이 2010년대 내내 이어졌다. 2018년 2월 모디 총리 기념식과 함께 기공식이 열렸고, 2019년에는 건설사업자로 라센앤투브로(L&T)가 선정됐다. 그러나 본격 공사는 2021년 이후에야 속도를 냈다. 나비뭄바이 국제공항은 애초 민관합작(PPP) 방식으로 추진되었고, 2021년 말 아다니 그룹이 단독 운영사로 뛰어들며 막대한 자금과 노하우가 투입됐다. 2022년에는 약 2,866에이커(≈1,160ha)의 부지를 공식 인도받아 중장비가 일제히 투입되었고, 단숨에 활주로·유도로와 기초공사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공사를 이끈 기술적 해법들

얼핏 보면 터미널 건물이나 활주로야 흔한 인프라지만, 이곳은 바다와 강, 진흙, 언덕이 뒤섞인 난공사였다. 먼저 울웨 언덕(강건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90m 봉우리를 0m까지 평탄화)은 공중 충돌 방지를 위해 완전히 깎아야 했다. 공사팀은 마을 피해를 최소화하며 **62,000,000㎥**가 넘는 암석을 통제된 폭파로 부순 뒤 활용했다. 이렇게 얻은 돌덩이는 그대로 방치하지 않았다. 울웨 습지와 진흙바닥 수백 에이커에 부어 땅을 6~8미터 높여야 했다. 울웨 언덕에서 떨어뜨린 암석 조각들은 땅속 진흙을 뚫고 가라앉으며 지반을 압축시켰고, 덕분에 초기에 심하게 물렁하던 땅을 비행장이 세워질 수 있을 정도로 다지는 효과가 났다. 기술적으로는 고강도 철근콘크리트와 프리캐스트 공법을 병용해 빠른 공사와 안정적 지지력을 확보했다.

강 배치를 바꾸는 일도 필수였다. 울웨강이 부지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던 터라, 엔지니어들은 강을 곧장 꺾어 공항 가장자리로 완전히 우회시켰다. 게다가 강폭도 기존 25m에서 200m 이상으로 넓혔다. 이처럼 큰 물길은 몬순 폭우에도 넘치는 물을 담아두기 위해서였다. 현지 주민들이 홍수 위험을 우려하자, 공항 쪽에서는 대규모 배수로와 저장용 저류지를 설계하고 홍수에 대비했다. 고작 엔지니어링 장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자연을 보듬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대표적 사례가 맹그로브 숲과 습지 보존이다. 이곳 일대에는 철새들이 서식하는 광대한 습지대가 있었는데, 물억새와 맹그로브는 해안 생태계의 ‘스폰지’ 역할을 한다. 아다니 측은 이미 설계 단계에서 **“맹그로브는 홍수 방어의 자연장치”**라며 핵심 보호구역으로 정했다. 실제로 수백 헥타르에 이르는 숲과 갈대밭 중 상당 부분이 매립되긴 했지만, 남은 습지에는 인공적인 둔치와 거대 저류지를 만들어 놓았다. 그 결과 위급 상황의 100년 빈도 강우에도 견디도록 배수 용량을 크게 잡았다고 한다.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한 언덕을 허문 돌이 비행장 땅이 되고, 그 곁을 흐르던 하천은 인공 호수로 재탄생하며, 동시에 생태 보호구역은 보상 삼아 더 넓은 범위로 지정한 셈이다.

전기·에너지 전략도 특이하다. 아다니 측에 따르면 공항 설비는 처음부터 전기화를 목표로 삼아 건물·장비에 디젤 엔진이 없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자가발전하며, 운영 초기부터 승객과 화물이 사용하는 전 단계가 전력 기반인 것이다. 건물 자체도 이미 녹색건축 인증을 준비 중으로, 설계팀은 로터스(연꽃)를 형상화한 지붕에 빗물을 모아 재활용하는 시스템도 넣었다. 즉, 공항 운영에 쓰이는 물과 전기를 가능한 전부 자체 조달하겠다는 얘기다.

인프라와 향후 전망

터미널과 활주로를 짓고 나니 접근교통망도 숙제로 떠올랐다. 공항 개항 전까지는 자동차나 버스로만 닿을 수 있는데, 뭄바이 중심지에서 나비뭄바이까지 차로 2시간 가까이 걸린다. 다행히 2024년 1월에는 아탈 세투(MTHL) 해상교량이 개통돼 뭄바이 남부와 나비뭄바이를 연결했다. 이 다리로 뭄바이 시내에서 나비뭄바이 공항까지 시간 거리는 크게 줄었다. 장기적으로는 공항과 기차역을 잇는 메트로 건설도 예정돼 있지만, 수년 내 완공은 어려운 상태다. 기존 공항처럼 열차 직결은 아니지만, 셔틀버스 및 고속도로 연계를 최대로 활용해 첫 비행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이렇게 20년 가까이 준비된 프로젝트가 마침내 빛을 본 것은 2025년 말이다. 10월에는 모디 인도 총리가 정식 개항식을 거행했으며, 12월 25일에는 첫 상업비행이 이륙했다. 이 시점에 활주로 하나, 터미널 1동만 운영되지만 연 2천만 명의 여객·화물 수요를 감당한다. 앞으로 2030년대까지 3~5단계에 걸쳐 활주로 2~3개와 터미널 4~5동을 더 짓고 용량을 9천만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뭄바이 공항이 포화상태인 점을 즉시 해소할 뿐 아니라, 인도 최대 물류 허브로서의 위상을 한층 높일 것이다.

자연과 갈등하면서도 기술로 돌파한 나비뭄바이 공항은 분명 인도 항공산업의 큰 전환점이다. **“인도식 발전과 생태 공존은 모순이 아니다”**라는 신조에 따라 설계·시공되었지만, 실제 성과는 앞으로 판가름 날 것이다. 늪지 위에 지은 이 비상체제의 교통망이 계획대로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혹은 또 다른 극복 과제가 등장할지, 눈길이 쏠린다.

참고 자료: 나비뭄바이 국제공항의 역사와 기술적 내용을 다룬 보도와 보고서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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