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협상과 군사 긴장의 교차로

제네바 핵 협상 테이블이 열려 있는 동안 아라비아해에는 항모 두 척이 집결했다. 협상과 군사력 과시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 구도에서 어느 쪽이 진짜 의도인지, 그리고 전쟁과 협상 사이의 임계점은 어디에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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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기술 설명 일러스트

2026년 초, 미국과 이란 사이 긴장은 마치 전쟁과 협상의 경계선 위를 오가는 서스펜스 영화 같다. 표면적으로는 스위스 제네바 회의실에서 핵 담판이 오가지만, 저 멀리 중동 수평선 너머에선 전투기와 항공모함이 그림자처럼 포진해 있다. 1월 말부터 이란 전역을 뒤흔든 반정부 시위가 경제난과 인권 탄압에 대한 분노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틈을 타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이란 정부는 즉각 ‘외세 개입’이라며 잔인한 진압으로 맞섰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시위 희생자는 수천 명에 달했고, 일부 소식통은 공식 발표를 넘어선 피해 규모를 언급했다.

분쟁 불씨가 커지는 와중에 미국과 이란은 비밀리에 핵 협상 테이블을 유지해왔다. 2월 중순 오만 중재로 열린 제네바 간접회담에서 이란은 ‘핵 활동은 인정하되 제재 완화’를 주장했고, 미국은 ‘미사일·지역 무력 지원 중단’을 제안했다.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백악관은 “그들이 왜 아직 굴복하지 않는지”를 묻는 대담 발언까지 내놨다. 실제 이란 측 인사는 “우리는 이란인이라 항복하지 않는다”며 맞섰다. 협상이 열리고 있긴 하나, 논의 테이블 한편에서는 무언의 심리전이 진행되고 있었다. 미국은 전력을 동원해 배치하며 이란을 압박했고, 이란도 군비 과시로 맞불을 놓는 모습이었다.

바로 이때 미국은 동시다발적으로 군사력을 중동에 쏟아부었다. 1월부터 현재까지 미 공군의 F-15, F-22, F-35 등 50여 대 전투기가 수십 차례에 걸쳐 중동 기지로 이동했고, 항공모함 두 척(USS 제럴드 포드·링컨)과 수십 척의 구축함·순양함이 아라비아해와 지중해에 집결했다. 공중급유기와 수송기가 150회 넘게 비행해 무기와 병참 물자를 실어날랐다. 패트리엇과 THAAD 방공 미사일도 중동 각지에 배치되며 대(對)이란 방어망이 구축됐다. 이러한 배치는 2003년 이라크전 이래 중동에서 미군이 펼친 전력 집결 중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2월 중순 한 미국 해병대 장교는 “미국은 수주 장기전에 대비해 완벽하게 군비를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 시장에는 즉각 불안감이 번졌다. 중동 정세 불안에 국제 유가는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몇몇 국가는 자국민들의 이란 체류를 경고하거나 철수시켰다. 러시아 역시 미국 해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전례 없는 긴장 고조”라고 평가했고,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그렇게 협상과 군사력이 함께 꿈틀대는 사이, 3월 초까지 이어질 마지막 기로에 모두가 숨을 죽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공격 시나리오와 대응 태세

만약 이 마른 장작불에 불이 붙는다면, 파장은 이란을 넘어 중동 전역을 뒤흔들 수 있다. 미국은 2025년 6월의 단기 공격(‘미드나이트 해머’)과 달리, 오랜 기간 지속되는 대규모 캠페인을 구상 중이다. 목표는 이란의 핵·군사 인프라를 완전히 마비시키는 것. 이를 위해 두 항모전단은 24시간 내내 연속 출격을 돌린다. 미 해군 항모 갑판에서 공중 재편대로 수십 대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번갈아 발진시키고, 정밀 관통폭탄이 장착된 B-2 전략폭격기는 미국 본토에서 30시간 비행해 광산 터뜨리듯 사일로형 핵시설을 타격할 준비를 마쳤다. 지상군 개입 없이 폭격과 순항미사일로 압도적 화력을 쏟아붓는 작전이다.

하지만 이란도 강력히 보복할 태세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전쟁을 시작하면 지역 전체가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군부는 미군기지와 이스라엘을 타격할 것이라 공언했다. 이란의 동맹인 레바논 헤즈볼라나 예멘 후티 무장단체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해 동시다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정보기관은 이란이 순항미사일, 드론, 특수부대 등을 활용해 연합군 방공망을 뚫으려 할 것으로 본다. 실제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미국의 공격은 전면전”이라고 못박았고, 이란 미사일부대 사령관도 “미국 기지에 즉각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초긴장 상태다. 이스라엘 국방군은 “모든 방향에 눈을 부릅뜨고 있다”는 성명을 냈으며, 전국적으로 응급 대피 훈련을 재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사안은 생존의 문제”라며 미국과 긴밀히 공조했고, 미 하원이 승인한 루비오 국무장관 방문도 이 협의의 일환이다. 이스라엘의 홈프론트 사령부는 비상대피 계획을 점검 중이고, 응급의료팀·소방대·경찰 등은 전시 대응 훈련을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공격 가능성을 ‘수주간 이어질 캠페인’으로 보고 있다. 이미 워싱턴은 3월 중순까지 전력 배치를 끝내라는 지침을 내렸다. 만약 실제 전투가 벌어지면 유가는 즉시 다시 급등하고, 항구·송유관·통로를 포함한 광범위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지금까지의 군사 과시는 미국에 협상 카드를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국면이 단번에 해결될 사안은 아니라는 점이다. 독자 여러분도 이제 살짝 숨을 고르고, 연초부터 이어진 미국·이란 대치의 귀추를 지켜볼 차례다.

참고자료:

  • Reuters, US and Iran slide towards conflict as military buildup eclipses talks (Feb. 20, 2026)
  • Reuters, Iran expected to make written proposal… (Feb. 18, 2026)
  • Reuters, US military preparing for potentially weeks-long Iran operations (Feb. 14, 2026)
  • Reuters, Iran and U.S. to meet on Thursday for talks (Feb. 22, 2026)
  • Reuters, Oil closes at six-month high on US-Iran conflict worries (Feb. 19, 2026)
  • Reuters, Iran warns of retaliation if Trump strikes… (Jan. 15, 2026)
  • Reuters, At least 2,571 killed in Iran’s protests, Trump says ‘help is on way’ (Jan. 14, 2026)
  • Reuters, Kremlin says seeing unprecedented escalation… (Feb. 19, 2026)
  • JNS, ‘Time is critical’: IDF doctor recalls… last Iran war (Feb. 21, 2026)
  • CBS News, As Trump pushes Iran to make a deal, scores of U.S. warplanes join “armada”… (Feb. 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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