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유동성 엔진’이라는 말이 나오나
유동성이라는 단어는 대개 “돈이 많이 풀리면 유동성이 좋다” 같은 느낌으로 쓰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물리적이다. 결제는 제때 끝나는가, 담보를 맡기고 돈을 빌릴 때 금리가 튀지 않는가, 은행과 펀드가 하루짜리 자금 시장에서 숨을 쉬는가 같은 질문이 전부 유동성이다. 그리고 이 유동성은 “중앙은행이 돈을 찍는다” 같은 한 문장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배관이 더 중요하다.
그 배관이 요즘 다시 소란스러워진 이유는 하나다. Federal Reserve가 돈을 “푸는 척 안 하면서도” 배관 압력을 유지해야 하는 국면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 연구기관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는 팬데믹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2022년 약 8.9조 달러에서 2025년 약 6.5조 달러까지 줄였다고 정리하면서도, 앞으로는 은행 준비금이 “충분(ample)”하게 유지되도록 대차대조표를 다시 늘릴 계획이 있다고 말한다. “줄이되, 결국은 다시 키워야 한다”라는, 얼핏 모순 같은 문장이다.
이 모순이 현실로 튀어나온 사건이 2025년 12월이다. 연준은 양적긴축(QT)을 멈춘 지 얼마 안 돼, 단기 국채(T-bill)를 사들이는 ‘준비금 관리 매입(Reserve Management Purchases)’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완화(QE)가 아니라 기술적 조정”이라는 해명인데, 그 해명이 오히려 배관의 본심을 드러낸다. 준비금이 타이트해지면, 정책금리를 조절하는 능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 “매입을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고백에 가깝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충분한 준비금(ample reserves) 체제’다. 예전처럼 준비금을 바싹 말려서 콱콱 조절하는 방식이 아니라, 준비금이 충분히 넉넉하게 깔려 있어 금리가 준비금의 작은 흔들림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게 만드는 운영 방식이다. 연준은 이 체제에서는 준비금 공급선이 수요곡선의 “평평한 구간”에서 만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배관 압력은 항상 넉넉하게”가 전제다.
이 배경 위에서 “QE가 어려운 시대의 다른 유동성 엔진” 같은 말이 나온다. 연준이 위기 때처럼 대놓고 장기채를 쓸어 담으며 자산가격을 떠받치기엔 정치적 비용이 너무 커졌고, 동시에 준비금이 부족해지면 자금시장이 삐걱거린다는 경험도 이미 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은 연준 바깥에서, 혹은 연준이 직접 ‘통화정책’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돌아가는 유동성 공급 장치를 찾는다. 그 후보로 떠오르는 게 스테이블코인이다.
케빈 워시라는 변수
이 지점에서 Kevin Warsh가 등장한다. Donald Trump이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는 발표가 2026년 1월 말에 나왔고(상원 인준은 별도), 백악관은 이를 공식적으로 띄웠다.
그런데 워시의 이름이 단순한 “인사 뉴스”를 넘어 ‘돈의 질서’ 논쟁으로 번지는 이유는, 그가 줄곧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와 QE 같은 비전통적 정책에 비판적이었기 때문이다. Reuters는 워시가 말해온 “regime change(체제 변화)”가 실제 연준 조직과 제도, 그리고 다른 정책결정자들의 견제 속에서 얼마나 실행 가능할지 자체가 큰 물음표라고 짚었다. 특히 대차대조표는 이제 금리 운영과 “서로 얽혀” 있어, 생각처럼 마음대로 줄이기 어렵다고 말한다.
정치적 잡음도 크다.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측은 워시 인준 절차를 지연하라고 요구하는 공개 성명을 내놨고, 같은 맥락이 로이터 보도로도 이어졌다. 즉, 워시가 “워시 시대”를 열기도 전에, 연준 독립성과 정치 개입 논쟁 속에서 출발선이 이미 흔들린다.
여기에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수장인 Scott Bessent의 발언까지 얹히면 분위기가 더 선명해진다. 베센트는 워시가 비판해온 연준 대차대조표 문제에 대해 “연준은 시간을 두고 움직일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충분한 준비금 체제’에서는 오히려 큰 대차대조표가 필요하다는 현실을 강조했다. 워시가 구호처럼 말해온 ‘축소’가 제도 운영의 벽에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다.
이 구도는 한 가지 질문으로 요약된다. 연준이 “대놓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치를 피하려 하고(혹은 못 하고), 동시에 배관 안정은 유지해야 한다면, 시스템은 어디서 유동성을 끌어올 것인가. 워시는 이 질문을 더 날카롭게 만든다. 연준이 해오던 역할을 줄이려는 의지가 강할수록, 그 빈자리를 채울 ‘민간 유동성 장치’의 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GENIUS Act가 만든 레일
스테이블코인이 진짜로 “유동성 엔진”이 되려면 조건이 있다. 사람들이 믿고 써야 하고, 회사가 마음대로 굴려도 되는 돈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확신은 대부분 ‘법’에서 나온다. 미국이 그 법을 만들었다. 2025년 7월 18일, 트럼프는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연방 프레임워크를 표방하는 White House 발표와 함께 GENIUS Act 서명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 법을 “첫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시스템”으로 소개하면서, 100% 준비자산, 월별 공개, 소비자 보호, 달러 위상 강화 같은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법문(공식 공표된 S.1582, Public Law 119–27)을 보면, ‘결제용(payment) 스테이블코인’을 “고정가치로 상환/환매할 의무가 있고, 안정적 가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표방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정의해 정체성을 못 박는다. 그리고 아무나 발행하지 못하게 ‘허가된(permitted) 발행자’ 개념을 만든다.
핵심은 준비자산(리저브) 규정이다. 허가된 발행자는 최소 1:1로, 식별 가능한 준비자산을 유지해야 하고, 그 준비자산은 현금/중앙은행 예치/요구불예금 같은 “현금성”과, 만기 93일 이하의 미국 국채, 그리고 그 국채를 담보로 한 초단기 레포·리버스레포, 정부 MMF(단, 기초자산이 다시 이 범위 안에 있어야 함) 같은 “매우 짧고 안전한 자산”으로 강하게 제한된다. 게다가 이런 준비자산을 ‘토큰화된 형태’로 들고 있을 수도 있게 열어뒀다. 즉, 레일은 “스테이블코인을 크게 키우되, 그 돈은 결국 단기 국채·초단기 담보시장으로 흘러가게” 설계돼 있다.
또 하나의 핵은 ‘오해 금지’다. 법문은 스테이블코인 이름이나 마케팅이 “미국 정부가 발행/보증한다”, “법정통화다” 같은 인상을 주지 못하게 막는다. 말 그대로 “정부 돈인 척 하지 마라”다. 스테이블코인이 커질수록 사람들이 헷갈릴 테니, 헷갈리게 만드는 순간 규제의 칼이 들어오는 구조다.
흥미로운 대목은 규제 권한의 배치다. 법은 ‘허가된 발행자’가 발행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은 증권법·상품거래법상 ‘증권/커머디티’가 아니라는 취지의 명시 조항을 넣어, 이 영역을 전통 금융감독(은행 규제) 쪽으로 끌어당긴다. “증권인가 아닌가” 싸움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준비자산·상환·건전성으로 바로 관리하겠다는 정치적 선택이다.
시행 시점도 포인트다. GENIUS Act는 “제정일로부터 18개월 후” 또는 “규제당국이 시행 규정을 확정한 뒤 120일 후” 중 더 이른 날에 효력이 생긴다. 제정일(2025년 7월 18일) 기준으로 18개월 후는 2027년 1월 18일이다. 그런데 만약 최종 규정이 2026년 중반 이전에 나와버리면, 120일 규칙 때문에 실제 효력은 2026년 말로 당겨질 수도 있다. ‘2026년 발효’라는 말이 완전히 허황된 건 아니지만, 자동으로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다. 레일은 깔렸고, 신호등(세부 규정)이 언제 초록으로 바뀌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한 번 더, 시간폭탄 같은 조항이 있다. 법은 제정 3년 뒤부터 미국 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허가된 발행자가 만든 것만” 팔거나 제공할 수 있도록 강하게 조인다. 시장의 “무허가 스테이블코인”을 서서히 정리해, 합법 레일로 몰겠다는 뜻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유동성 엔진이 되는 메커니즘
그럼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유동성 엔진이 되나. 원리는 놀랍도록 단순하다. “달러를 맡기고, 디지털 달러 쿠폰을 받는다.” 이 쿠폰이 스테이블코인이다. 사용자는 이 쿠폰으로 거래소에서 사고팔고, 해외로 보내고, 때로는 결제 네트워크로 흘려보낸다. 반대 방향도 같다. 쿠폰을 되돌려주면, 발행자는 달러를 내준다. “항상 1달러는 1달러”라는 약속이 핵심인데, GENIUS Act는 이 약속을 ‘좋은 의도’가 아니라 ‘자산 구성 강제’로 담보한다.
여기서 “엔진”이 작동한다. 스테이블코인이 100달러 늘어났다는 건, 발행자가 100달러어치 준비자산을 추가로 쌓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준비자산의 유력 후보는 만기 93일 이하 단기 국채와 그 담보시장에서 굴리는 초단기 거래다. 즉,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은 곧바로 “단기 국채 수요의 자동 증가”로 연결된다. 연준이 QE로 장기채를 사서 유동성을 만들었다면,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단기채를 사서 디지털 달러 유동성을 만든다. 주체와 만기가 다르지만, 배관 관점에선 둘 다 ‘채권시장과 결제수단을 연결하는 펌프’다.
이게 단순한 도식이 아니라는 건 이미 숫자가 말한다. Circle의 2025년 12월 말 USDC 준비자산 보고서를 보면, 준비자산은 미 국채(약 149억 달러)와 미 국채 레포(약 507.9억 달러) 등으로 구성된 “Circle Reserve Fund”가 약 663억 달러 규모로 잡혀 있고, 그 외에 규제 금융기관에 둔 현금성 자산이 추가로 기재돼 있다. 즉, USDC가 커질수록 국채·레포 시장에 그만큼 자금이 유입되는 구조가 이미 현실이다.
이 “준비자산을 정부 MMF로 들고 있을 수 있다”는 조항은 또 다른 연결고리를 만든다. BlackRock이 운용하는 Circle Reserve Fund(정부 MMF)는 2026년 2월 11일 기준 펀드 규모가 약 636억 달러로 표시돼 있고, 가중평균만기(WAM)가 14일로 매우 짧게 유지돼 있다.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이 결국 초단기 안전자산에 쌓이도록 설계돼 있다는 게 여기서도 확인된다.
Tether는 더 거칠고 더 크다. 테더는 2026년 1월 공개한 Q4 2025 관련 발표에서 USDT 유통량이 2025년 말 1,860억 달러를 넘었고, 준비자산이 약 1,930억 달러 수준이며, 미 국채 직접 보유가 1,220억 달러, 레포 등을 포함한 미 국채 익스포저가 1,41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힌다. 이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테더 발표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테더는 이미 ‘초거대 단기 국채 수요처’다. 그리고 이 수요는 “연준이 뭘 하든” 시장에서 달러가 필요하면 커진다.
여기까지가 1차 엔진이다. “글로벌 달러 수요 → 스테이블코인 발행 → 단기 국채·레포 매수”라는 경로. 그런데 진짜 재미는 2차 엔진에서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인프라이기도 하다. 24시간 돌아가고, 국경을 덜 신경 쓰고, 코드로 자동화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은 원래 “암호자산 시장의 윤활유”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기존 결제망이 스테이블코인 레일을 흡수할까?”라는 질문이 나온다.
Visa가 상징적이다. 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가맹점 결제 생태계에 연결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고, 2025년 12월에는 일부 미국 은행이 비자 네트워크에서 Circle의 USDC로 결제 정산(settlement)하는 파일럿을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한다. 아직 “가맹점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대규모로 받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못 박으면서도, 스테이블코인 정산 볼륨이 연율 기준 45억 달러 수준까지 올라왔고 성장 중이라고 말한다. 이건 단순히 코인판 이야기로만 남기엔, 전통 결제사가 직접 실험하는 수치다.
다만 착각하면 안 된다. 지금까지 스테이블코인의 주된 용도는 여전히 “거래소 간 자금 이동”과 “암호자산 매매” 쪽이 압도적이다. 2025년 10월 로이터 보도는 BCG 추정을 인용해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거의 90%가 암호자산 거래 관련이고, 실제 상품·서비스 결제는 6%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배관은 커졌는데, 그 배관을 통해 흘러가는 물의 대부분이 아직 ‘코인 시장 안쪽’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돈의 질서가 바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GENIUS Act가 이 배관을 ‘불법도 합법도 아닌 회색 튜브’가 아니라 ‘허가된 정식 파이프’로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스테이블코인이 미 국채 수요를 늘려 달러의 기축통화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말한다. 즉, 미국 정부 자체가 “스테이블코인 = 단기 국채 수요 + 달러 영향력 확장”이라는 그림을 국가 전략의 일부로 들고 나온 셈이다.
여기서 워시 변수와 연결된다. 워시가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공격적으로 줄이고 싶어도, 충분한 준비금 체제에서 그게 쉽지 않다는 건 앞에서 봤다. 그렇다고 연준이 위기 때마다 QE를 연타하는 시대도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이 틈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연준이 아닌데도 달러 유동성을 늘리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단, 그 유동성은 중앙은행의 무한 탄약이 아니라, 민간 수요가 들어올 때만 커지는 ‘상업적 유동성’이다. 워시가 연준의 직접 개입을 줄이려는 방향을 강화할수록, 시장은 이런 상업적 유동성 레일을 더 진지하게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첫째, 은행 예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European Central Bank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을 흡수해 자금조달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고, 대규모 환매가 발생하면 (규모가 커진 만큼) 국채 보유분이 급매로 나오며 시장 충격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런 경고는 “스테이블코인이 커질수록 안전하다”가 아니라 “커질수록 시스템적으로 중요해져서 위험도 커진다”라는 메시지다.
둘째, 신흥국에서는 ‘디지털 달러화’가 가속될 수 있다. Standard Chartered 추정치를 인용한 로이터 보도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채택이 늘면 신흥국 은행 예금에서 3년간 1조 달러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규모 추정은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방향성은 직관적이다. 자국 통화가 불안정한 곳일수록 “은행 계좌 밖에서 들고 다니는 달러”가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셋째, ‘런(run)’ 문제다. 스테이블코인은 본질적으로 “항상 1달러로 바꿔준다”는 약속이 핵심이고, 이 약속이 흔들리는 순간 사람들은 한꺼번에 출구로 몰린다.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연구는 스테이블코인이 ‘주권 화폐 단위로의 액면가 전환(par convertibility)’을 약속하고, 그 약속을 위해 보유 준비자산의 성격(현금성, 국채, 예금 등)과 준비자산 정보 공개가 페그 안정에 결정적이라고 정리한다. 2023년 미국 은행 혼란 국면에서 준비자산 공개가 충격으로 작동했던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된다.
그래서 미국 정부도 오래전부터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처럼 규제해야 런을 막는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2021년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의 보도자료는 스테이블코인 이용자 보호와 런 방지를 위해 발행자를 예금보험이 적용되는 예금취급기관(은행)으로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못 박아 소개했다. GENIUS Act는 ‘모든 발행자를 은행으로’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대신 준비자산을 초단기 안전자산으로 강제하고, 공개·감사·명칭 규제를 촘촘히 깔아 “은행에 준하는 안전성을 법으로 만든다”는 쪽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넷째, 사이클 문제다. “스테이블코인이 유동성 엔진”이라는 말이 가장 흔들리는 지점이 여기다. BIS 실증 연구는 통화정책 긴축 충격 이후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고한다. 즉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이 위기 때 공급하는 역(逆)주기적 유동성이 아니라, 위험선호와 시장 분위기에 따라 줄었다 늘었다 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엔진은 엔진인데, 날씨 좋은 날 더 잘 도는 엔진이다.
결국 “돈의 질서가 바뀌는 순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연준이 만든 준비금 중심의 결제·자금조달 배관 위에, 단기 국채를 먹고 자라는 스테이블코인 배관이 ‘합법 레일’로 편입되면서, 달러 유동성이 흘러다니는 경로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것. 그리고 워시 변수는 이 경로의 가치를 키우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연준이 직접 펌프질을 덜 하겠다고 말할수록(혹은 그렇게 보일수록), 민간 펌프의 존재감은 커진다. 다만 이 펌프는 중앙은행이 아니다. 위기 때 “무조건”이 아니라 “조건부”로만 돌고, 그래서 규제와 신뢰가 곧 연료가 된다.
References
-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The Federal Reserve’s Balance Sheet” (Updated Dec 15, 2025).
- 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 Reserve Management Purchases 운영 공지 (Dec 10, 2025).
- Federal Reserve, ‘ample reserves’ 체제 설명(FEDS Notes).
- Reuters, 연준 T-bill 매입 재개 및 유동성 관리 관련 보도(Dec 2025).
- White House, GENIUS Act 서명 팩트시트 (Jul 18, 2025).
- Congress.gov, GENIUS Act 원문(S.1582 / Public Law 119–27): 시행일·준비자산·명칭/마케팅·증권/상품 정의 관련 조항.
- White House, Kevin Warsh 지명 발표 관련 게시물 (Jan 2026).
- Reuters, 워시의 ‘regime change’ 실행 난이도 및 연준 구조적 제약 분석 (Jan 31, 2026).
- United States Senate Committee on Banking, Housing, and Urban Affairs, 워시 인준 절차 지연 요구 성명 (Feb 2026).
- Circle, USDC Reserve Report (as of Dec 31, 2025; 발표일 Jan 30, 2026).
- BlackRock, Circle Reserve Fund(정부 MMF) 공시 페이지 (as of Feb 11, 2026).
- Tether, Q4 2025 관련 공지: 미 국채 익스포저·유통량 등 (Jan 30, 2026).
- Visa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실험과 시장 현황(로이터 보도, Jan 14, 2026).
-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검토 및 거래 성격(로이터 보도, Oct 10, 2025).
- European Central Bank의 예금 유출·국채 급매 위험 경고(로이터 보도, Nov 24, 2025).
- Standard Chartered 전망치 기반 신흥국 예금 유출 가능성(로이터 보도, Oct 7, 2025).
-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Working Paper: 스테이블코인과 통화정책 충격(Oct 2024).
-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Working Paper: 정보 공개와 스테이블코인 런(2024).
-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2021년 스테이블코인 보고서(대통령 직속 워킹그룹) 요약 보도자료: 런 방지를 위한 은행 수준 규제 필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