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고용보고서가 ‘금리’ 뉴스가 됐나
고용지표는 원래 사람 숫자 이야기인데, 시장에서는 금리 이야기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충격이 없었다”는 말이 역설적으로 큰 뉴스가 되는 순간이 있다. 이번 케이스가 딱 그렇다. 미국의 2026년 1월 고용지표가(통상 ‘그달 경제의 체온계’처럼 읽히는 그 보고서다) 2026년 2월 11일 공개됐고, 숫자가 “생각보다 안 나쁘다”를 넘어 “생각보다 좀 좋다” 쪽으로 찍혔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번 이슈가 ‘2024년 1월’이 아니라 ‘2026년 1월’ 고용지표라는 점이다. 보고서 제목 자체가 “THE EMPLOYMENT SITUATION — JANUARY 2026”이고 공개일도 명시돼 있다. 또한 원래 첫째 주 금요일에 나오는 고용보고서가, 이번에는 2월 6일에서 2월 11일로 공개가 늦어졌다는 보도도 있다(부분적 연방정부 셧다운 영향).
왜 ‘지연’까지 붙어가며 사람들이 이 보고서를 기다렸나. 배경은 간단하다. 금리인하 기대가 한동안 “언제, 얼마나”로 재편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26년 1월 27~2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3.5~3.75%로 유지했다. 공식 성명에는 “경제는 견조하게 확장 중”, “고용증가는 낮은 수준”, “실업률은 안정화 조짐”, “물가는 다소 높은 상태” 같은 문장이 같이 들어 있다. 즉, 연준의 머릿속은 “이제 급하게 깎을 이유가 있나?”라는 쪽으로 기울어 있는 상태였다.
시장에는 늘 ‘선반영’이 있다. 고용이 약해지면 연준이 금리를 내릴 확률이 커지고, 그 기대가 채권금리·주식·달러·금 같은 곳에 미리 반영된다. 그래서 고용지표가 “충격 없이 괜찮다”로 나오면, 이미 깔려 있던 금리인하 기대가 슬쩍 밀려난다. 이번에는 그 “슬쩍”이 생각보다 눈에 띄었다. 이유는 단순히 1월 숫자만이 아니라, 뒤에서 설명할 ‘대규모 연간 수정(benchmark revision)’이라는 폭탄이 같은 날 같이 터졌기 때문이다.
2026년 1월 고용지표, 겉으로는 ‘양호’로 찍힌다
이번 고용보고서의 1차 표정은 이렇다. 비농업부문 고용(nonfarm payroll)이 1월에 13만 명 늘었고, 실업률은 4.3%에서 큰 변화 없이(12월 4.4%에서 1월 4.3%로 소폭 하락) 찍혔다. 임금도 뜨겁게 폭주하진 않았지만, 식어버렸다고 하기도 애매한 수치다. 민간 비농업부문 평균 시간당 임금(average hourly earnings)이 전월 대비 0.4% 올라 37.17달러가 됐고, 전년 대비 증가율은 3.7%다.
여기서 잠깐, “고용지표는 왜 이렇게 헷갈리게 나오나”를 정리해야 한다. 이 보고서는 사실 두 개의 다른 조사를 한꺼번에 묶어 보여준다. 가계조사(가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실업률 같은 ‘사람 상태’를 보고, 사업체조사는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일자리 개수’(고용, 근로시간, 임금)를 센다. 같은 노동시장을 서로 다른 카메라로 찍는 셈이라, 두 숫자는 원래부터 완벽히 맞아떨어지지 않는 게 정상이다.
그럼 1월의 ‘일자리 13만 개’는 어디서 늘었나. 늘어난 곳이 꽤 편중돼 있다. 의료(health care)가 8만2천 명 늘었고, 사회지원(social assistance)이 4만2천 명, 건설(construction)이 3만3천 명 늘었다. 반대로 연방정부 고용은 3만4천 명 줄었고, 금융활동(financial activities)도 2만2천 명 감소했다. “고용이 늘었다”는 총합 뒤에서, 늘어나는 곳과 줄어드는 곳이 매우 뚜렷하게 갈린다.
또 하나. 보고서 자체가 “날씨 영향은 통계상 뚜렷하지 않았다”고 적어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026년 1월에는 대형 겨울 폭풍과 한파가 있었지만, 전국 단위 고용·시간·임금(사업체조사)이나 실업률(가계조사)에는 식별 가능한 영향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가계조사 응답률이 64.3%로 평균보다 낮았다는 설명이 붙는다. 즉, 숫자는 ‘정상’으로 집계됐지만 데이터 품질 측면에서 찝찝함은 남는다.
마지막으로, 단기 흐름을 왜곡하는 ‘수정’도 있다. 11월 고용증가는 +5.6만에서 +4.1만으로 1.5만 하향, 12월은 +5만에서 +4.8만으로 2천 하향 수정됐다. 합치면 1.7만이 줄었다. 이런 월간 수정은 흔한 편이지만, “최근 두 달도 사실은 조금 약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상하다”를 만드는 세부 항목들
겉으로는 “고용 괜찮네”인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동시에 “뭔가 미끄럽다”는 느낌도 강해진다. 그 핵심이 ‘연간 벤치마크 수정(benchmarking)’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매년 사업체조사 고용수준을 더 포괄적인 행정자료(QCEW: 실업보험 세금 체계에 포착되는 고용)를 기준으로 맞춘다. 그리고 이번 보고서에서 그 결과가 공개됐다. 요지는 이렇다. 2025년 3월의 총 비농업 고용수준이 계절조정 기준으로 89만8천 명 하향 수정됐다(비계절조정 기준으로는 86만2천 명 하향, -0.5%). 더 강력한 문장은 따로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의 고용증가가 기존 +58만4천 명에서 +18만1천 명으로 ‘대폭’ 깎였다.
이 한 줄이 의미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 사람들은 보통 “이번 달 NFP가 얼마냐”만 보지만, 연간 수정은 “지난 1년 내내 우리가 보고 있던 스코어보드가 사실 다른 점수판이었다”에 가깝다. 그리고 그 수정 결과는 “2025년 고용은 생각보다 훨씬 덜 늘었다” 쪽이다. 그러면 역으로 2026년 1월의 13만 명 증가는 어떻게 읽히나. 2025년 월평균이 +1만5천 명 수준이었다는 BLS의 요약과 붙이면(‘2025년은 고용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표현이다), 1월은 단기 반등으로 보일 여지가 생긴다. 즉 “견조한 확장”이라기보다 “바닥을 다지는 중” 같은 그림이 가능해진다.
또한 ‘실업률 4.3%’라는 숫자 자체도 “탄탄하다”와 “불안하다”를 동시에 품는다. BLS는 1월 실업자 수를 740만 명으로 제시하고, 1년 전보다 실업률(4.0%→4.3%)과 실업자 수(690만→740만)가 둘 다 높다고 적었다. 장기실업자(27주 이상)도 180만 명으로 전월과 큰 변화는 없지만, 1년 전보다 38만6천 명 늘었다. “일자리는 있는데 좋은 자리 찾기 어렵다”거나 “오래 구직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같은 체감이 왜 나오는지 설명해주는 조각이다.
‘숨은 여유(slabk)’를 보여주는 항목도 있다. 경제적 사유로 파트타임을 하는 사람(원래는 풀타임을 원하지만 시간 깎이거나 풀타임을 못 구해 파트타임인 사람)이 1월에 490만 명으로 전월 대비 45만3천 명 줄었지만, 1년 전 대비로는 41만 명 늘었다. 월간으론 좋아졌고, 연간으로는 덜 좋아졌다. 이런 엇갈림은 “한 달만 보고 결론 내리기 어렵다”는 말의 실제 버전이다.
데이터 해석을 더 어렵게 만드는 장치도 같이 들어 있다. 첫째, 가계조사 인구통제(population controls) 조정이 원래 1월 수치에 반영되는데, 이번에는 2026년 2월 수치(3월 발표) 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가능한 빨리 1월 수치도 수정할 계획”이라고 적어둔다. 즉, 지금 보는 1월 실업률은 ‘추후 재계산될 수 있는’ 임시 성격이 있다. 둘째, 2025년 10월 가계조사 데이터는 연방정부 셧다운 때문에 수집되지 않았다고 여러 표에 반복 표기돼 있다. 노동시장 추세를 잴 때 빈 구간이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BLS는 이번 발표와 함께 사업체조사의 출생-사망(birth-death) 모형을 매달 “현재 표본 정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공지한다. 이런 통계적 장치 변경은 ‘숫자의 세계관’ 자체를 바꿀 수 있다. 통계가 경제를 완벽히 복제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준의 시선: 고용은 ‘시간’, 물가는 ‘속도’다
금리 이야기를 하려면, 연준이 무엇을 목표로 움직이는지부터 박아야 한다. 연준은 법적으로 “최대고용(maximum employment)”과 “물가안정(stable prices)”이라는 이중 책무(dual mandate)를 부여받는다. 그래서 고용지표가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반응’이 생긴다. 다만 그 반응 방향은 단순하지 않다. 고용이 너무 과열이면 물가가 다시 달아오를 수 있고, 고용이 너무 식으면 경기·실업이 무너질 수 있다. 결국 연준은 두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다.
이번 국면에서 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내리지 않을 이유는 성명문에도 거의 써 있다. 2026년 1월 FOMC 성명은 “경제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장”, “고용증가는 낮은 수준”, “실업률은 안정화 조짐”, “물가는 다소 높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3.5~3.75% 목표범위를 유지하며, 향후 조정의 “정도와 시점”은 들어오는 데이터를 보며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2월 11일 공개된 1월 고용보고서는, 이 성명 속 문장들의 ‘고용 파트’를 갑자기 덜 불안하게 만든다. 실업률이 4.3%로 떨어지고, 비농업 고용이 예상치(로이터 집계 7만 명)를 크게 웃돈 13만 명이 나오면, 적어도 “노동시장이 지금 당장 급전직하로 무너지는 그림”은 약해진다. 그러면 연준 입장에서는 “서둘러 내릴 이유”가 줄어든다. 급한 응급처치(조기 금리인하)의 명분이 약해지는 것이다.
임금은 여기서 ‘고용-물가 연결고리’로 등장한다. 1월 평균 시간당 임금이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는 사실은, 노동비용이 꽤 견조하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물론 임금 하나만으로 물가 경로를 단정하면 위험하다. 실제로 연준 연구·연은 연구는 임금과 물가의 관계가 산업·상황에 따라 복잡하다는 점을 누차 보여준다. 그럼에도 정책 토론에서는 “서비스 물가의 상당 부분은 노동비용과 연결돼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예를 들어 연준 이사 발언 중에는 “임금이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주요 동인”이라는 직설적 표현도 나온다(특히 비주거 서비스 물가 논의에서).
동시에 반대 방향의 근거도 같이 존재한다. 고용보고서의 3.7%는 ‘급가속’이라기보다 ‘완만하지만 견조’에 가깝고, 다른 임금계열인 ECI(고용비용지수)는 2025년 4분기에 전분기 대비 0.7% 상승으로 둔화했다는 보도도 있다. 즉, 임금 압력이 꺼지고 있다는 징후도 같이 있다. 이 두 신호가 같이 있을 때 연준이 택하는 기본 전략은 대개 “더 보자”다. 실제로 연준 인사 발언에서도 ‘한동안 동결’ 가능성이 반복된다.
시장의 재계산과 앞으로 체크해야 할 고용·물가 포인트
시장은 숫자가 나오자마자 재계산을 했다. 고용지표 직후 주식선물은 올랐고, 미 국채금리는 뛰었고(10년물 기준 기사 시점 +4.5bp), 달러는 잠깐 강세를 보였다가 되돌리는 등 전형적인 “금리인하 기대 후퇴” 반응이 나타났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언제 내리나”의 확률표에서 보인다. CME 그룹의 FedWatch는 연방기금금리 선물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회의에서 금리변경 확률을 추정해 보여준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고용지표 이후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24.8%에서 41%로 올라갔다. 즉 “6월엔 내릴 것”이라는 쪽이 당연했던 분위기가 “6월에도 안 내릴 수 있다”로 조금 돌아선 것이다. 다만 같은 기사 안에서도 “그래도 시장은 최소 한 차례(25bp) 6월 인하를 여전히 보고 있다”는 뉘앙스가 같이 깔린다. 기대가 ‘사라졌다’기보다 ‘뒤로 밀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이 변화는 다른 자산에도 전염된다. 예컨대 금은 ‘금리’와 특히 친하지 않은 자산인데(이자를 주지 않으니, 금리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매력이 줄어든다), 강한 고용지표 이후 금값이 압박을 받았다는 로이터 보도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뭘 봐야 하나. 이 질문에 답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연준 성명에 이미 힌트가 있다”라고 받아치는 것이다. 연준은 ‘들어오는 데이터’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 데이터의 우선순위는 대체로 물가와 고용이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CPI 같은 물가지표가 바로 다음 재료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다음으로 1월 CPI 발표를 주목할 것이라고 썼다(발표일이 금요일로 예고). 고용이 괜찮게 나온 상태에서 CPI가 다시 강하게 나오면, 금리인하 기대는 또 한 번 뒤로 밀리기 쉽다. 반대로 물가가 확실히 식는다면, “고용이 괜찮아도 인하는 가능하다” 쪽으로 내러티브가 바뀔 수 있다.
둘째, 고용은 “한 달의 반짝”인지 “지속가능한 회복”인지가 관건이다. 특히 이번엔 연간 대규모 수정으로 2025년 고용의 체감이 크게 달라졌다. 그러니 2026년 1월의 13만 명이 ‘반등’인지 ‘일시적 잡음’인지 판단하려면, 최소 두세 달의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게다가 1월에는 겨울 폭풍·한파, 가계조사 응답률 저하, 인구통제 조정 지연 같은 ‘측정상의 변수’가 여럿 겹쳤다.
셋째, 실업률만 보지 말고 ‘이직·장기실업·파트타임’ 같은 노동시장의 결을 봐야 한다. 장기실업자 증가(전년 대비 +38만6천)나 경제적 사유 파트타임의 연간 증가(전년 대비 +41만)는, “헤드라인은 멀쩡한데 속살은 조금 거칠다”는 메시지를 준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최근 22만7천 건 수준) 같은 고빈도 지표도 ‘고용이 꺾이는지’의 조기경보로 쓰인다.
마지막으로, 일정은 의외로 중요하다. 다음 FOMC 정례회의는 3월 17~18일로 공지돼 있다. 다음 고용보고서(2월 고용, 3월 6일 공개 예정)도 달력에 박혀 있다. 결국 “고용 충격이 없어서 금리인하 기대가 사라지나”라는 질문의 답은, 한 문장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 단계에서 더 정확한 답은 이거다. 고용 충격이 없어서, ‘조기 인하’의 급한 명분은 약해졌고, 시장은 그만큼 일정을 다시 쓰는 중이다.
Reference list
- BLS, The Employment Situation — January 2026 (2026-02-11 공개, 고용·실업률·임금·연간 벤치마크 수정 포함).
- Federal Reserve, FOMC Statement (2026-01-28, 목표범위 3.5~3.75% 유지, “inflation remains somewhat elevated” 등 문구).
- Federal Reserve, “What economic goals does the Federal Reserve seek to achieve through its monetary policy?”(이중 책무 설명).
- CRS, The Federal Reserve’s Mandate: Policy Options (법적 책무 요약).
- Reuters (2026-02-11), 고용지표 서프라이즈 이후 금리인하 베팅 축소·FedWatch 확률 변화(6월 동결확률 24.8%→41%).
- Reuters (2026-02-11), 1월 NFP 13만·실업률 4.3%·시장 반응(주식/채권/달러).
- Reuters (2026-02-11), 고용 벤치마크 수정(12개월 기준 -86만2천 등) 관련 보도.
- CME, FedWatch Tool(선물로부터 금리변경 확률을 추정한다는 설명).
- Federal Reserve, FOMC Meeting calendars (2026년 회의 일정).
- Seoul Economic Daily (2026-02-12), 고용보고서 공개 지연(2/6→2/11) 언급 및 지표 요약.
- Reuters (2026-02-12), 주간 실업수당 청구 및 노동시장 ‘안정화’ 평가.
- AP (2026-02-13), 주간 실업수당 청구(22만7천) 및 고용시장 평가.
- Reuters (2026-02-12), 강한 고용지표 이후 금 가격 하락(금리인하 기대 후퇴 맥락).
- Federal Reserve (Speech, 2025-12-15), 서비스 인플레이션과 임금·노동비용 연결에 대한 정책 관점(“Wages are the primary driver…”).
- Cleveland Fed Economic Commentary (2024), 노동시장 타이트함·임금·물가(서비스 부문) 관계 분석.
- BLS Handbook of Methods (CES concepts, 2025-02-28), 사업체조사(고용·시간·임금) 개념 설명.